안철수(가운데)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 한국 취재진 폭행 사건 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김동철 원내대표, 오른쪽은 장진영 최고위원. 연합뉴스
여야는 15일 전날 중국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등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합의였다”고 밝혔지만, 야당들은 “외교 참사”라고 깎아내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한반도에서 전쟁불가, 확고한 비핵화, 북핵 평화적 해결 등을 담은 두 정상 합의는 매우 시의적절하며 중요한 성과”라며 “한중 양국이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한 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향후 양국간 경제·외교·문화적 소통 협력이 모든 분야에서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동북아 평화 정착이 기대된다”며 “두 정상 합의가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한중 양국간 교류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국회 차원에서도 여야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미 핵 보유 수준인 북한을 두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운운하는 것은 결국 북한의 핵 보유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이라는 면죄부를 북한에 준 것은 외교참사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두 정상 합의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위기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안일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과 한중 정상회담,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들에 대한 중국 쪽 사설경호원들의 폭행 사건을 두루 거론하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 중국 방문을 취재하던 청와대 출입 사진 기자들이 폭행을 당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 외교가 얼굴을 들 수 없는 수준이다. 수행 기자가 두들겨 맞을 정도다. 기자단이 얻어맞도록 하는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며 “기자들이 맞은 게 아니라 국민의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는 접근도 못하고 전쟁방지 대화협상이란 하나마나한 북핵문제 4대원칙(합의)에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며 “(대통령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노영민) 주중 대사를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진영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번 외교 대참사의 1차 책임은 대국에 걸맞지 않은 중국의 소인배 외교”라고 지적한 뒤, “필리핀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할 때보다 급이 낮은 차관보의 영접을 받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체면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드느냐. 우리 외교팀은 국빈 방문이 아니라 대통령 부부의 여행을 짠 것 아니냐”며 외교팀 책임론을 거론했다.
야당의 ‘굴욕 외교’ 비판 등에 대해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나와 “문 대통령을 공항에서 영접한 차관보급 인사인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사실상 최고위급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분"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사드에 대해서 ‘잘 알아서 처리해 주기 바란다'는 한마디만 하고 넘어갔는데, 이것은 서로 간의 불편한 문제에 대해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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