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전당원투표를 시작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정당 원외위원장협의회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바른정당과의 통합 및 안철수 당대표 재신임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의당 ‘전당원투표’가 27일 시작됐다. 안철수 대표는 통합 정당에 대해 “수도권 중심의 젊은 정당”이라고 구상을 밝히며 투표를 촉구한 반면 반대파 의원들은 ‘투표 보이콧’을 강조하며 안 대표를 향해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처해 당원들을 향해 “투표에 꼭 참여해 새로운 역사를 써달라”고 호소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을 더불어민주당은 “두려워”하고, 자유한국당은 “걱정한다”고 주장하며 “당 밖의 불순한 통합 반대 음모가 있다면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통합 일정과 관련해 “(내년) 2월에는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당원투표를 금지해달라며 반대파 의원 19명이 낸 가처분 신청을 이날 서울남부지법이 기각하면서 안 대표 쪽은 다소 짐을 덜었다. 이날 저녁 8시 기준 투표율은 14.11%로 집계됐다. 투표는 30일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31일 오전 발표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바른정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가 주최한 안 대표 초청 대화에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나란히 참석하며 세몰이에 나섰다. 유승민 대표는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미래 개혁 세력이 오로지 통합과 개혁, 이것만을 가지고 돌파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초청 대화에서 안 대표는 통합 정당의 초기 지도체제에 대한 바른정당 원외위원장들의 질문에 “공동대표 체제 또는 합의 추대의 방식”을 언급했다고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이 전했다. 안 대표는 통합 정당의 비전에 대해 “수도권 중심의 젊은 정당을 표방하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통합 반대파는 전당원투표를 ‘나쁜 투표’로 규정하며 보이콧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대야합 합당, 통합은 혈액형도 다르고 정체성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실패한다”며 “당을 분열시키고 당원에게 큰 상처를 주는 나쁜 투표를 계속 거부해서 당을 살리자”고 당원들을 향해 촉구했다. 정동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대표가 국민의당 대표가 된지 넉달이 지났지만 당에 분란을 일으킨 것 말고는 아무 것도 기여한 것이 없다”며 “안 대표가 즉각 대표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원들과 의원들에 대한 도의”라고 주장했다. ‘중재파’로 분류돼왔던 박주선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나와 “찬반 양쪽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 당은 사실상 쪼개지고 갈라져 분당 상태에 들어간다”며 “투표를 거부해 투표가 성립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갈등을 봉합하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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