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둘러싼 갈등 국면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던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는 전당대회 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재파 의원들의 중재안을 안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한 대응이다.
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본청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진행 과정에서 여러가지 절차에 협조를 못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의원들 사이 갈등이 극심해지자 김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되, 중립적 원외 인사를 통해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대회를 공정하게 여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다. 김 원내대표와 박주선, 주승용 의원 등이 머리를 맞대 만든 대안이었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중재파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자신이 지금 당장 사퇴했을 때 전당대회가 제대로 되겠냐, 통합이 제대로 되겠냐’는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제가 ‘통합이 옳은 방향이라고 하더라도 진행 절차에서 소통과 공감이 없는 상태에서 추진해 당에 분란을 야기한 것도 안 대표에게 책임이 있어 조기 사퇴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원내대표는 ‘중립파가 이제 반대 쪽으로 옮겨간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해서 반대는 아니다”라며 “중재파 의원들은 대체로 국민의당이 갈 길은 통합의 길이 아니겠냐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 추진 절차와 방식이 잘못된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같은 당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오는 14일 의원총회를 소집했으나 참석 의사를 밝힌 의원들이 20여명밖에 되지 않아 실제 열릴지는 미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참석을 독려해보고 최종적으로 의원총회 개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오는 12일 당무위원회를 소집하며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절차를 본격적으로 게시했다. 안 대표는 이날 이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참여한 국내 기업의 서울 구로구 연구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당원투표를 통해 75%가 통합에 찬성하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며 “반대하는 이유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제 전당대회부터 통합 절차나 시기는 늦추기가 힘든 상황이다”라며 통합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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