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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외교부 직원 제보받은 김종대 “UAE 비밀협정, MB 기쁘게 하려고…”

등록 2018-01-15 10:48수정 2018-01-15 18:03

김 의원, 라디오 인터뷰서 제보 내용 공개
“UAE 비밀 군사협정 당시 외교부가 국문 번역
MB ‘나는 모르는 일’ 발언에 상소리까지 나와
당시 국방부 비밀협정? ‘윗분’의 뜻이다 밝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열린 신년하례회 자리에서 자신의 재임 시절 아랍에미리트(UAE) 핵발전소 수출과 관련해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 특사 파견 논란에 대해선 “내가 이야기하면 폭로여서 이야기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수습한다고 하니 잘 정리될 것”이라고,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국방 분야 협력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명박 “UAE 원전 이면계약 없었다”)

“이 분을 제가 전혀 모르는데 분기탱천하셔서 저한테 제보를 하게 된 것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에 원전수출 할 때 이면계약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그날 눈이 뒤집히더라는 거예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논란에 대해 초기부터 “아랍에미리트와 비밀 군사협정이 있다”고 주장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외교부 전직 직원의 제보 내용을 15일 공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비밀 군사협정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나와 “외교관이 국방부에 전화해서 ‘이건 도무지 헌법과 법률 어디를 봐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협정인데, 이걸 왜 체결하냐’ 하니까 ‘청와대 보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협조해 달라는 건데, 내일모레 이거 긴급보고 올려야 하는데, 대통령 기다리시는데’ 그리고 ‘그러면 누가 이런 협정 체결했냐’ 그러니까 ‘윗분의 뜻이다’(고 했다고 한다)”며 영문으로 된 군사협정을 국문으로 번역했던 당시 외교부 전 직원의 제보를 전했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아랍에미리트하고 몰래 체결하려다가 영문으로 다 사인을 끝내고, 이것을 국문으로 번역해서 청와대에 보고해야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런데 국방부가 그럴 능력이 안 된다”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가 비밀협정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쟤들 미쳤다. 이게 제정신이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이어 김 의원은 당시 비밀협정의 존재를 알았던 외교부 전 직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르쇠’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김종대 의원 라디오 인터뷰 중

김어준 : 실무진들은 당시 번역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고, 그중에 한 분이 제보했고.

김종대 : 그런데 그 외교관은 국방부에 전화해서 “이건 도무지 헌법과 법률 어디를 봐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협정인데, 이걸 왜 체결하냐.” 하니까 “청와대 보고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협조해 달라는 건데. 내일모레 이거 긴급보고 올려야 되는데, 대통령 기다리시는데.” 그리고 “그러면 누가 이런 협정 체결했냐.” 그러니까 “윗분의 뜻이다.”

김어준 : 그때 이미.

김종대 : 그래서 청와대 긴급보고 안건으로 이 군사 비밀협정 체결 사실을 전부 다 치밀하게 준비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 기쁘게 해 드리려고 작업하는 걸 옆에서 다 봤단 말이에요, 외교부가. 그런데 지금 MB가 “나는 모르는 일이다. 이면합의는 없었다.” 이러는 거 보고, 거의 상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그거는 말씀 안 드리겠는데.

김어준 : 봤기 때문에, 본인은. 그러니까 이제 대통령에게 보고된다는 문서를 직접 번역해서 만들어준 분이, “무슨 소리야, 그걸 내가 만들었는데.” 이렇게 하신 거죠?

김종대 : 그런 셈입니다.

김 의원은 “헌법 74조, 대통령은 국군을 통수한다. 자기 부하들이 사지에 갈지 아니면 목숨을 걸게 될지, 위험한 임무를 하는 것을 최고 사령관인 대통령이 책임져라, 이 얘기다”며 “그런데 대통령 모르게 국방부 장관이 임의로 했다? 헌법에 국방부 장관이 국군 통수권자도 아니고 잠시 위임을 받아서 대리하는 자인데, 이건 국기 문란 행위, 반헌법적인 행위다”고 “협정을 자신이 주도했다”고 주장한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금도 침묵하는 외교부의 다수 외무관들이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당시 외교부가 어떻게 관여되었는가를 조사하시면 이것은 며칠 이내에 금방 다 밝혀질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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