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0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이어 평창겨울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올림픽 정신과 남북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한반도기의 역사성을 무시한 시대착오적 색깔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유승민 대표는 16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날 평창올림픽 때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을 하게 되면 한반도기를 들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 남남 갈등을 북한이 아닌 한국의 장관이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는 “(도 장관은) 그런 발언을 하지 말고 태극기를 들겠다고 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전국민적 열망과 함께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것 아니겠냐. 그럼 우리나라 상징이 반드시 보일 필요가 있다”며 “조금 더 나아가 인공기를 든 입장에 대해선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행자 대변인은 “개최국으로서 태극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드는 것을 비판해왔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한반도기는 진보 정권이 만든 게 아니라 보수 정권인 노태우 정부 때 만들어졌다. 이후 남북의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역사성을 이어왔다”며 “(한반도기 입장을 비판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퇴행적인 사고로 남북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역행하는 것으로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반도기는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이듬해 열리는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논의하며 탄생했고, 지금까지 국제대회에서 남북이 9차례나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다. 더욱이 올림픽 주최국으로 개막식 입장 때 태극기가 등장할 뿐 아니라, 우리 선수 시상식 때도 태극기가 게양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선수단) 입장 첫 장면에 대형 태극기가 들어간다. 그것을 모르고 있거나 알고도 무시하는 것 같다. 만약 우리가 태극기 들면 북한이 인공기 들 것 아니냐. 주최국이라서 마지막에 입장할 때 (남북 선수단의) 한반도기가 들어간다는 것”이라며 “(남북이) 매번 그런 식으로 했고,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유승민·안철수·홍준표 대표는 3박자로 한반도기 사용을 반대하며 태극기를 사용하자고 합창한다. 죽을 잘 맞춰 보수 대야합의 길로 착착 진행한다”고 꼬집었다. 송경화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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