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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기습작전 같은 ‘박인숙 탈당’에 바른정당 ‘부글부글’

등록 2018-01-17 15:18수정 2018-01-17 15:37

유승민 “저를 포함해 아무도 몰랐다”
오신환 “예고 없는 탈당에 잠 못 이뤄”
17일 당 연석회의 침통…
하루만에 바른정당 탈당·자유한국당 입당
“당원·국민 우롱한 대가 보여줘야” 분노 목소리도
박인숙 의원(가장 왼쪽)은 지난해 11월13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바른정당 당원대표자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오른쪽으로는 하태경, 유승민 대표, 정운천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인숙 의원(가장 왼쪽)은 지난해 11월13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바른정당 당원대표자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오른쪽으로는 하태경, 유승민 대표, 정운천 의원.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포함해 아무도 몰랐다. 바른정당의 최고위원인 박인숙 의원의 ‘기습 탈당’ 소식은 바른정당에 큰 충격과 허탈함을 안겼다. 박 의원이 탈당계를 내기 전까지 원내 지도부와 얼굴을 맞대고 있었으면서도 전혀 언질을 주지 않았던 까닭이다.

17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는 전날(16일) 전격 탈당한 박 의원 이야기로 뒤숭숭했다. 회의 시작 전 모인 50여명의 원외위원장은 박 의원의 탈당 소식에 대해 영문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유승민 대표는 “밤새 안녕하셨습니까”라고 인사하며, “박인숙 최고위원이 탈당했다. 저를 포함 아무도 몰랐다”고 경위를 전했다. 유 대표는 “경위가 어찌 됐든 당 대표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저도 충격이었다. 지난 탈당은 예고가 돼 있었는데, 어제 박 의원 탈당은 갑작스러웠다”며 “돌이켜보고 ‘내가 뭘 잘못했을까, 우리가 가는 길 뭐가 문제일까’ 하는 생각으로 잠을 설쳤다. 잠시 잤는데 악몽에 식은땀을 흘렸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쉽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결의를 갖고, 우리가 그럴 때마다 더욱 강한 의지로 헤쳐나가고 있다”며 “함께 죽음의 계곡을 넘어서 끝까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정치, 만들고자 하는 세상으로 함께 힘내서 갔으면 한다”고 원외위원장들을 격려했다. 다소 숙연해진 분위기는 사회를 맡은 권성주 대변인이 “사회자 직권으로 돌발부탁을 드린다. 오신환 대표가 SNS상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가즈아’를 한번 해달라”고 요청하고 오 의원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즈아’”를 크게 외치며 조금 풀리기도 했다.

씁쓸함과 반성 속에, 박 의원의 예고 없는 ‘탈당’에 대해 분노하는 목소리도 당 내에서 나온다. 직전 탈당한 김세연 의원 등이 발표 전 지도부와 논의하며 ‘이별의 예의’를 갖췄다면, 박 의원은 탈당계를 내기 전 전혀 통보가 없었던 까닭이다. 바른정당의 현직 최고위원이었던 박 의원은 탈당계를 제출한 그날 오전 10시에 박인숙 의원실과 바른정당 정책위원회에서 공동 주최한 <초등 1·2학년, 유치원·어린이집 영어 금지 정책의 문제점>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이 간담회에는 유승민 당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건넸다. 오후 2시, 박 의원실의 보좌진은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냈다.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조직국엔 입당원서가 접수됐다. 탈당 및 자유한국당 복당 절차를 하루 만에 마친 박 의원은 전화를 수신 거부 상태로 돌려놓은 상태다. 탈당과 입당, ‘철새’ 논란이 잦은 여의도에서도 이렇듯 급작스러운 탈당은 유례가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권오을 최고위원은 “탈당과 변절, 당원과 국민을 우롱한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분명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 탈당 소식이 전해졌을 때 추진 중인 통합신당의 지방선거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 문경·상주·구미 등을 돌고 있었다고 전한 그는 “얘기를 듣는 순간 분기를 억누르기 참 쉽지 않았는데,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의 ‘부서질 수는 있어도 패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났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 지도부를 향해 “그렇지만 우리는 패배해선 안 되지만, 부서져서도 안 된다”며 향후 조직위원장 선임 및 지방선거 공천에 전력을 다할 것을 주장했다. 김성동 사무총장도 “이번엔 연민의 정을 느낀다. 도망치듯 쫓기듯 빠져나가는 그 뒷모습이 몹시 초라하고 처량하고 불쌍하게 보인다”고 박 의원을 힐난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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