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을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광주 서구 양동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을 선언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23일 호남 민심 풍향계인 광주를 찾았다. 두 대표는 햇볕정책 등 민감한 쟁점 대신, 가장 무난한 교집합인 ‘민생’을 통합정당의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두 대표는 이날 양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남부센터에서 주최한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민생과 지역경제,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통합신당의 방향이자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논란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거론하며 “탁상행정의 결과로 정부 정책이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대표도 “대구는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전국 꼴찌, 광주는 꼴찌에서 2등”이라며 두 당이 뿌리를 둔 지역의 어려움을 전했다. 유 대표는 “이번 통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국회에서 최저임금 문제 등을 바로 입법에 반영할 수 있는 ‘캐스팅보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지역 언론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는 “(통합 반대파는) ‘안철수가 대선을 위해 호남을 버리는 것 아니냐’는 악의적 왜곡과 모함을 하고 있다. 우리 목표는 자유한국당과의 2단계 통합이 아닌 (자유한국당을) 압도하는 것”이라며 ‘독자 생존’을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지금 당장 호남의 신뢰가 생기기 쉽지 않지만, 지방 경제 살리기 등 제대로 된 개혁을 일관되게 하면 마음을 열어주실 날이 꼭 올 것”이라고 했다. 다만, 두 대표는 통합정당의 리더십을 두고는 여전히 “백의종군”(안철수), “공동대표”(유승민)로 의견이 갈렸다. 이날 유 대표는 홀로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3시간가량 도는 등 ‘호남 스킨십’에 공을 들였다. 양당은 이날 통합정당 당명 공모에 들어갔다. 두 대표는 25일 대구를 방문한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통합 반대파 의원을 향해 “창당 관련 모든 행위 중단, ‘개혁신당’ 창당추진위원회 해산, 당명 공모 등의 해당 행위 철회”를 요구하며 “이번 주말까지 입장을 정리하라”고 했다. 안 대표는 별도 창당 움직임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소집한 당무위원회를 취소하는 대신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밝혔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안 대표를 향해 “독재”라고 비판하며 오는 28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열 예정이다. 안 대표는 반대파의 창당발기인대회 직후 당무위를 열어 제명 등 징계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정유경 기자, 송경화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