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과정에 대해 “충분한 소통이나 설득이 부족했던 것은 맞다. 절차적으로도 꽤 미흡했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안철수 대표의 의중을 대변하며 통합 찬성 입장을 유지해온 송 의원이 통합 과정을 비판한 발언이라 눈길을 끈다.
송 의원은 이날 <티비에스>(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통합과정에서 무리수가 있지 않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법률가 시각(변호사)에서 봐서는 조금 지나친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합 찬반을 묻는)전당대회 규칙을 바꿔 새벽 6시에 시작하는 등 꼼수를 부렸다는 평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고, 투표권을 갖는 대표당원을 정리하고 모집단을 줄인 것에 대해서도 “제가 보기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투표 가결을 위해서 그런 측면도 있다. 인정한다”고 답했다.
또 안철수 대표가 통합에 반대하는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해 “국민이 당을 보고 투표해 당선시킨 것이므로 당의 자산이다. 나가려면 떳떳이 탈당하라”며 출당시키지 않아 통합파와 반대파의 ‘합의 이혼’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도 “비례대표 의원들도 가만히 있다가 의원이 된 것이 아니다. 당원과 국민이 납득할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안 대표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진행자가 “본인이라면 출당시켰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잇달아 안철수 대표와 다른 생각을 밝힌 것에 대해 그는 “제가 개인 안철수의 비서실장이 아니고, 국민의당 당대표의 비서실장 아니겠나? 국민의당이 바른 방향으로 가는 데 조언해야 되고 대표를 보좌해야 되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가 보기에도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인의 거취에 대해서는 “통합이라는 것은 결국 외연 확장이다. 마이너스 통합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립파 의원들을 안 대표가 어떻게 설득할지 정치적 역량과 결단의 문제도 있다. 상황이 닥치면 저도 판단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진행자가 “무조건 통합파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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