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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하나은행, 서울대 붙이려 다른 대학 떨어뜨렸다

등록 2018-02-01 23:40수정 2018-02-02 14:16

심상정,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검사 자료 공개
임원면접 종료 뒤 점수 조정해 합격·불합격 “조작”
서울대 등 7명↔건국대 등 7명 입사 여부 바뀌어
하나은행 “조작 아냐…입점, 주요거래 대학 감안”
심상정 “고질적 학벌주의 민낯 드러낸 조작 범죄”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하나은행 관련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자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하나은행 관련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자료.
하나은행이 신입 행원을 채용하며 임원 면접이 종료된 뒤 점수를 “조작”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 7명은 합격시킨 반면 한양대, 카톨릭대, 동국대, 명지대, 숭실대, 건국대 출신 7명은 불합격시킨 의혹을 보여주는 구체적 자료가 공개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아 1일 공개한 ‘하나은행 2016년 신입행원 채용 임원면접 점수 조정 현황’ 자료를 보면 한양대 출신 지원자 ㄱ씨는 임원 면접에서 4.8점을 받아 합격권에 들었으나 은행 쪽이 점수를 1.3점 깎아 3.5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최종적으로 불합격했다. 카톨릭대 출신의 ㄴ씨도 4.8의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마찬가지로 1.3점이 깎이면서 3.5점으로 불합격하게 됐다. 이 둘을 포함해 동국대, 명지, 숭실대, 건국대 출신 총 6명은 조정 전 합격에서 조정 후 불합격으로 결과가 바뀌었으며 건국대 출신 1명도 ‘후보’에서 불합격으로 바뀌었다.

반면 하나은행은 서울대 출신 ㄷ씨의 임원 면접 점수를 2점에서 4.4점으로 2.4점을 임의로 올렸다. 역시 서울대 출신 ㄹ씨의 점수도 2.6점에서 2점 오른 4.6점이 됐다. 같은 방식으로 연세대, 고려대, 위스콘신대 출신 등 총 7명의 결과가 점수 조정 전 불합격에서 조정 뒤 합격으로 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서울대 출신 등 7명과 한양대 출신 등 7명의 입사 여부가 뒤바뀌게 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하나은행은 임원 면접이 종료된 뒤 인사부가 소위 명문대 출신 지원자 7명의 면접 점수를 올리고 합격권 내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자 7명의 점수를 내리는 방법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조작했다”며 수사 기관에 검사 결과를 넘겼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채용비리 문제가 심상정 의원의 자료 공개로 드러나자 금융감독원은 그해 12월19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11개 은행에 대해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심상정 의원은 전날 하나은행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개괄적으로만 언론에 공개했으나 하나은행 쪽에서 이날 새벽 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면접 점수 조작 등의 불법 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다”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부인하자 이날 구체적 자료까지 추가로 공개했다. 하나은행의 해명은 “국내 은행들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미래를 이끌어 갈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형 방법을 적용해 그 평가 결과를 선발에 활용하고 있다. 당행도 글로벌, 지역인재, 이공계 지원자 등을 우대하고 입점 대학 및 주요 거래 대학 출신을 감안하는 등 지원자의 역량, 영업의 특수성 및 경영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래경쟁력 강화에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기업으로서 정당하게 추구할 수 있는 인사정책에 기반한 합리적 채용 절차다”였다.

심상정 의원은 “불합격 통보를 받고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취업준비 전선에 뛰어들었을 7명의 청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저민다”며 “하나은행의 행태는 청년들을 멍들게 하는 고질적인 학벌주의의 민낯을 드러낸 조작 범죄다”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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