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오른쪽에서 둘째), 유승민(오른쪽에서 셋째)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3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출범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한 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 표(맨 왼쪽), 김동철 원내대표와 함께 두 팔을 들어 올리고 있다. 고양/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13일 합당을 마무리하면서 30석 규모의 제3당이 공식 출범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출범대회에서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김동철 원내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이태규 사무총장 등 지도부 인선을 완료하며 통합 작업을 마쳤다. 지난해 10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통합 의사를 처음 밝힌 지 4개월여 만이다. 광주와 대구가 각각 지역구인 박주선·유승민 대표가 투톱으로 6·13 지방선거를 이끈다.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있는 안철수 전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났다.
유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불안하고 무능한 집권 여당과 경쟁하는 수권정당, 자유한국당을 교체하는 중도보수 개혁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강하면서도 여야를 조정하는 대안 야당으로 협치를 주도하겠다”며 바른미래당이 여야 사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121석)과 자유한국당(116석) 의석 차이는 5석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에 각을 세우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선택에 따라 본회의 표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캐스팅보터를 자임한 바른미래당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충돌로 헛돌고 있는 2월 임시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패싱’ 카드를 꺼내들었다. 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자유한국당이 국회를 보이콧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 안 된다. 끝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자유한국당을 빼고 바로 국회를 여는 게 맞다”고 했다.
이런 위치를 보여주 듯 이날 출범대회에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 등 여권 인사들은 물론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참석해 창당을 축하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일 민주평화당 창당대회에는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존재감을 발휘하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합당 전 두 당의 시작 기반이 워낙 다른 만큼 화학적 결합은 눈앞에 닥친 과제다. 전날까지도 ‘진보’, ‘보수’라는 표현을 강령에 넣을지를 두고 다투던 두 당은 결국 이념적 표현을 아예 배제하는 것으로 봉합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대표직 수락연설에서 “합리적 보수와 건전한 진보”가 함께 해 “중도개혁 실용정당”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반면, 유 대표는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 “중도보수의 개혁정당”을 외치는 등 여전히 차이를 보였다. 강령에 ‘진보’ 표현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채이배 의원(국민의당 출신)은 이날 출범대회에 불참했다. 통합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온 국민의당 출신 김성식·박선숙 의원도 불참했다. 호남에선 민주당에 지지도가 밀리고, 영남에선 자유한국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6·13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당면 과제다.
고양/송경화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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