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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당팀에서 졸지에 야당팀, 국민의당 출입기자의 ‘항변’

등록 2018-02-15 15:15수정 2018-02-17 14:29

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지금껏 민주당과 호남 기반 겹쳐 ‘여당팀’에서 담당
분당 뒤 바른미래당 담당은 야당팀으로 소속 변경
이젠 자유한국당과 보수당 취재한다니 ‘당황스럽다’
2년여 전인 2016년 2월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임된 안철수(오른쪽)·천정배 공동대표가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년여 전인 2016년 2월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임된 안철수(오른쪽)·천정배 공동대표가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전/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회를 취재하는 정당팀은 보통 2개로 나뉜다. 여당팀과 야당팀이다. 범진보와 범보수 정당은 크게 두 줄기를 이루며 여-야를 주고 받아왔다. 2016년 2월 ‘안철수’를 간판으로 제3당 국민의당이 만들어졌다. 그해 4월에는 40석 규모가 됐다. 그 전까지 국민의당을 ‘겸업’으로 취재하던 기자들은 갑자기 국민의당을 별도로 챙겨야 했다. ‘국민의당 출입 기자’들이 생긴 것이다. 탄생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야당이던 국민의당은 자연히 야당팀 관할이 됐다. 국민의당의 정체성과 정책 기조는 민주당과 비슷하다고 여겨졌다. 지역구 의원 27명 중 23명은 호남으로, 민주당과 지역적 기반도 많이 겹쳤다. 의원 상당수가 민주당 탈당파였다. 민주당을 담당했던 야당 기자들에게는 국민의당 취재는 ‘연속선상’에 있었다. 두 당 담당 기자들은 협업과 ‘백업’도 수월했다. 지난해 5·9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여당팀은 야당팀이, 야당팀은 여당팀이 됐다. 국민의당은 여당은 아니지만 정의당과 함께 전처럼 여당팀에 남았다. 민주당과 같이 ‘범여권’으로 분류된 것이다.

최근 국민의당이 둘로 쪼개지면서 언론사들은 조직 운영을 고심하게 됐다. 통합신당인 바른미래당은 야당팀 관할로 보내야하는 것 아닌가? 통합반대신당인 민주평화당은 그럼 여권인가? 언론사마다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했는데, 선택은 대체로 비슷했다. 민주평화당은 여당팀이, ‘국민의당+바른정당’인 ‘바른미래당’은 야당팀이 맡는 걸로 결론이 난 것이다.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 등 민주당 출신이 주류인 민주평화당은 기조와 지역 기반이 여전히 민주당과 유사하다. 이들은 민주당과의 연정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에서 호남 의원 다수가 빠져나간 뒤 영남 기반의 바른정당과 손을 잡아 탄생했다. 그만큼 보수색이 짙어졌다. 바른미래당은 원내교섭단체인데다 민주평화당에 비해 의원이 더 많다. 이에 ‘분당 전’ 국민의당 기자의 상당수는 바른미래당을 따라 팀을 옮기게 됐다. 여당팀에서 야당팀으로 ‘이적’한 것이다. 이를 감지했는지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 12일 ‘국민의당 대표’로 연 마지막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물었다. “내일부터 기자진이 바뀌나요? 언론사마다 야당반, 여당반으로 해서 재조정이 되나요? 여기 계신 분들 내일 이후도 볼 수 있나요? 끄덕끄덕 하는 분이 있고 절레절레 하는 분도 있네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9일 낮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통합 신당 ‘바른미래당’의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지난 9일 낮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 회의에서 통합 신당 ‘바른미래당’의 로고를 공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런 움직임은 국회 원구성 변화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당팀이 담당하는 범여권과, 자유한국당 및 바른미래당 등 야당팀의 야권으로 양분된 것이다. 야권인 두 당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각을 세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전면에 홍준표 대표, 안철수 전 대표가 서 있다. 반면 민주당의 ‘개혁입법’엔 미적지근한 태도다. 국민의당의 분당이 가시화하며 기자들은 이같은 구도를 짚는 기사들을 쓰기 시작했다. 293명의 재적 의원(14일 기준) 중 범여권은 145명, 야권은 148명이라는 분류였다. 어느 한 쪽도 법안 통과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런 기사들이 쏟아지자 국민의당은 반박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에는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도 냈다.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주의를 지향하며 기득권 양당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 영역에 있다”며 “‘범여당, 범야당’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의한 의석수 분석은 의도치 않게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자유한국당과 묶지 말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단지 바른정당과의 이번 통합, 안 전 대표의 최근 몇 가지 발언에 의해 형성된 게 아니다.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창당했지만 ‘창업주’ 안 전 대표는 계속 ‘우클릭’을 시도해왔다. 예컨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논란이 되자 당론과 달리 찬성을 외쳤으며 대선 텔레비전(TV) 토론에서는 햇볕정책에 대해 “공과 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달리 규제프리존법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미국과의 핵공유 협정을 논의하자고도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공무원 증원을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그가 ‘진보’를 강조하거나 그 의미를 살핀 사례는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과정에서 그가 단어로 내뱉은 기조는 ‘중도개혁’과 ‘극중주의’였다.

지난 2년간 안 전 대표와 호남 의원들의 정체성 갈등은 익숙한 취재 소재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안철수 및 안철수계 의원들과 호남 의원들을 각각 살피며 사실상 ‘한지붕 두 가족’을 취재해야 했다. ‘보수화’라는 평가를 의식한 듯 안 대표는 대선 토론때 “제가 엠비(MB) 아바타입니까”라고 물으며 역공에 나섰으나 외려 ‘자충수’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안 전 대표와 호남 중진 의원들은 싸우고 싸우다 이제 아예 헤어졌다.

13일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안 전 대표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 왼쪽과 오른쪽의 경계도 지웠다. 호남과 영남, 진보와 보수를 넘어 국민으로 다시 하나가 됐다”고 외쳤다. 야당팀 소속 바른미래당 기자들은 이제 주로 어떤 취재를 하게 될까? 예상처럼 보수적 야권의 연대? 양당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 영역?

좀 골치가 아프지만 더 큰 고민거리는 다른 곳에 있다. 기존에는 여당팀 내 일손이 부족할 때 민주당 취재를 자주 ‘백업’하곤 했다. 국민의당 외 ‘팀 식사약속’으론 민주당이나 정의당 의원들을 만났다. 이젠 바른미래당을 취재하면서 자유한국당을 백업 취재하고, 팀 식사 약속도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해야 한다. 국민의당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 합치면서, 국민의당 출입기자들도 하루 아침 사이 정의당, 민주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취재 대상을 바꾸게 됐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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