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자유한국당은 ‘살인전범 김영철 도둑방한, 친북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자유한국당이 거리로 나올 수 밖에 없는 나라의 위기”라며 “언론 환경이 어려워졌다. 방송이 탈취됐고, 신문이 압박당하고, 포털이 다 넘어갔고 이제 남은 것은 페이스북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방남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며 연 ‘살인전범 김영철 도둑방한, 친북 문재인 정권 규탄대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언론환경 악화를 호소하며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페이스북에 써놓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야기해본들 제1야당 대표의 말이 기사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실례로 “인천시당 신년 인사회 때, 우리가 힘써서 유치한 평창 올림픽을 저들이 북의 체제 선전장으로 만드는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신문에 난 일도, 방송에 난 일도 없다”는 것을 들었다.
이어 “그런데 4일 있으니까 검색순위가 1등이 됐다”고 말했다. “지금 세상은 종이 신문이 안 써줘도 검색 1위가 되고, 방송을 안해줘도 에스엔에스(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그만큼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날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국군뒤통수권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요즘 신문, 방송에는 안 나오지만, SNS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을 ‘국군뒤통수권자’라고 한다. 지금 그게 SNS에서 대유행이라고 한다”며 “우리가 이렇게 10만이 넘는 인파가 서울 중심가에 모인 이유도 대통령이 제대로 된 국군 통수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국군 뒤통수를 치는 국군 뒤통수권자가 되느냐. 여러분도 한번 찾아보시라”고 권했다.
홍 대표는 이어 “김영철이 내려올 때 개구멍으로 들어왔다”고 평가하며 “현송월인지 현타월인지 그 여자가 삼류 유랑극단을 데리고 내려올 때는 그런대로 참았고, 독재자 여동생이 내려올 때도 참았다. 그러나 김영철이가 내려오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종일 편파 종편들이 하는 말이 ‘전쟁 때도 적장과 만난다고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하는데, 전쟁 때는 사상자가 날 수 있지만 평화 시 도발은 살인이고 살육”이라며 “김영철은 평화시에 공격했기 때문에 전범이 아니고 살인범이다. 살인범은 사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러니깐 국군 뒤통수권자(문재인 대통령)가 살인범(김영철)을 불러놓고 서로 짝짜꿍하고 있는 나라가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리고 “청와대 주사파 물러가라”고 세 차례 구호를 외쳤다.
자유한국당이 개헌 관련 당의 입장을 정리하려고 29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성현로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와 이야기하고 있다. 고양/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날 함께 연단에 오른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일컬어 “과연 이게 대한민국 5000만 대통령인가, 북조선 인민주의 김정은의 친구인가?”라고 물었다. 또 지난 2014년 김영철이 대표로 나섰던 판문점 회담 때 당시 새누리당이 환영했던 것을 두고 비판하는 정부여당과 언론에 대해서는 “초등학교 1학년 3반 아이들에게 물어봐도 정상적 대답을 할 것이다. 천안함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와 사과를 촉구하는 그런 자리를 우리는 환영한다고 한 것이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영철 방한저지 투쟁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전 대표는 “민주당은 우리도 과거에도 접촉했다고 물타기하는데, 2014년 군사회담은 판문점에서 열렸고 군인들끼리 만났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중심, 세계의 중심에서 만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김영철을 초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당대표와 당 최고위원회 내에서 각을 세워 온 김태흠 의원도 규탄대회에 참석해 연단에 올라 “북한이 미국과 유엔 제재를 벗어나려고 꼼수 위장평화로 문 대통령 바짓가랑이를 잡고, 문 대통령은 아무 생각없이 놀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 앞에서라면 한없이 작아지는 묻지마 친북 정권, 북한이라면 입에 든 것까지도 다 내주려는 묻지마 패스 정권 언제까지 지켜봐야겠느냐”며 “계속해 국가안보를 포기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는 경찰 추산 2만명의 인파가 모였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4시 5분께 해산했다. 집회 당시 연단에서 홍준표 당대표는 “10만이 넘는 인파”라고 발언했고, 당 관계자는 “20만까지 모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대한민국 방문 결사반대’ ‘친북 문재인 정권 강력규탄’ 등 각 지역 당협위원회에서 준비한 손팻말 혹은 당에서 나눠준 ‘김영철 방한 친북 문재인’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다양한 지역명과 각 당협위원장 이름을 적은 깃발이 곳곳에서 펄럭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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