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지난 26일 서울 청계광장 소라탑 앞에서 열린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규탄대회에서 예비역 군인 등과 함께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27일 각각 김해와 대구를 찾아 지역 정책 현안을 직접 챙기며 공격적 ‘러브콜’에 나섰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자유한국당 탈당인사 영입의사까지 밝히면서 자유한국당과의 범야당 선거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권 맹주를 노리는 두 보수정당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시 중소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생활점검회의’에서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선거는 제1야당 홍준표의 신임을 걸고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사 후보와 함께 홍준표가 직접 재신임 여부를 고향 사람들에게 물어보겠다”며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가 경남임을 강조한 홍 대표는, “경남 지역에서는 제가 4년 4개월동안 지사를 하면서 ‘경남미래 50년’ 사업과 ‘채무 제로’, ‘서민 복지’ 3대 시책을 추진해 왔다. 그 시책이 계속 이어지려면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남지사 출마가 유력한 윤한홍 의원도 이날 홍 대표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이날 직접 ‘김해국제에어시티’ 정책도 발표하며 지역 경제현안 청사진도 제시했다. “김해신공항 소음피해지역에 호텔·쇼핑몰·카지노·복합상업시설 등을 유치하고 부동산 투자 이민을 허용해 영남권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이 개발이익금을 통해 주민들을 경남 김해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만든 100만평 신도시로 이주시키는 ‘김해신공항 소음프리 혁신 프로젝트’다. 그는 “이 정책이 실행되면 김해 뿐 아니라 경남·부산 지역 지방선거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규모 ‘개발계획’이 착수하려면 개발제한구역 해제, 카지노, 부동산 투자이민 등 규제 차원의 문제, 또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논란 등이 예상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박주선 공동대표·김동철 원내대표와 함께 27일 대구를 찾았다. 그는 “대구 시장 후보 영입 위해 접촉한 인물이 출마를 고사해 현재 2차 시도중”이라고 밝혀 자유한국당과 승부할 대구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또 “이번 지방 선거에서 대구·경북은 물론, 대구경북에서 시장, 도지사를 포함해서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전 지역구에 후보를 반드시 내겠다는 각오로 참신하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를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오는 사람들에겐 대구, 경북 뿐 아니라 다른 지역도 샛문 아니라 대문이 열려 있다”며 “다만 경선 과정에 참여했다 문제가 생겨 탈당한 뒤 출마를 위해 오는 분들에게 공천을 드릴 순 없다. 오려면 빨리 와야지 너무 늦게 오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대구같은 중요한 지역에서 바른미래당(대구시장 후보)이 나오면 결국 문재인정부를 도와주고, 문재인정부를 성공시키는 역할이 될 것”(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라며 내키지 않는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유 대표는 이날 호남 쪽 의원들과 함께 대구를 찾은 데 의미를 부여하며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동서화합을 이루는 정치를 하겠다. 지역주의 극복과 새로운 정치는 먹고 사는 문제 해결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사람들은 의견이 엇갈리지만, 바른미래당은 통합 당론으로 K2와 민간 대구공항의 외곽 이전 문제를 일관되게 중요시해 왔다. 빠른 시일 내에 공항을 이전하겠다”며 지역 현안도 챙겼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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