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후보가 청와대 대변인 시절 브리핑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문재인 정부에서 첫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수현 충남지사 예비후보가 자신을 향해 다시 제기된 ‘여성 문제’에 대해 반박했다. 최근 민주당의 충남 공주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이었다는 한 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후보가 자신의 내연녀를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공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에 공천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박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후보는 8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나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성 문제는 (성폭력 등을 고발하는) ‘미투’와는 다른 것”이라며 “내연녀라고 지칭되는 그 여성분은 (결혼 가능성도 고려하며) 좋은 감정으로 만나는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문제는) 이미 충남지사 출마선언을 할 때도 얘기한 사실”이라며 “나의 아내와는 11년 전부터 별거를 했고, 관계 회복이 어려워서, 결국 지난해 9월 합의 이혼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연녀여서 비례 공천을 했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며 “그 여성분은 2009년 입당해서 공주지역원회 여성국장을 맡는 등 당에 헌신한 분이다. 그런 경력으로 비례공천 1번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를 제기한 분은 (민주당의) 다른 충남지사 후보를 지지 표명한 분”이라며 “그분에게 ‘다른 분을 지지한다면 그분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면 되지, 이렇게 허위사실을 말씀하시면 안 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이날 당원과 언론에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별도로 보냈다. 박 후보는 이 글에서 “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사람이다. 청와대는 인사혁신처에서 파견 나온 전문요원들이 철저히 인사검증을 한다”며 “나는 청와대 인사 검증을 아무런 문제없이 통과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지금껏 단 한 차례도 여성 문제와 관련 진정·고소·고발을 당한 적이 없다”며 “간통죄가 있을 당시에는 물론이고 폐지 이후에도 민·형사적으로 단 한 차례도 송사나 조사, 내사에 휘말린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또 해당 여성이 시의원 비례대표 1번을 공천받은 데 대해 “2014년 지방선거 당시 공주뿐만 아니라 천안 등 대부분 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이 시·군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며 “당시 공주지역위원회는 비례대표 의원 입후보자가 오직 1명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돕는 것은 민주당의 당론”이란 점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충남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치졸하고 악의적인 선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저열한 네거티브를 동원해 선거 구도를 바꿔 보겠다는 얄팍한 술수가 우리 민주당원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의 친구’로 불린 박 후보는 안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 사태가 터진 뒤 선거운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통화에서 “중단 이후 많은 분들이 ‘안희정의 친구로서 고통스럽겠지만, 선거를 뛰어 이번 일로 상처를 받은 국민과 충남도민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하는 게 아니냐. 그것이 죄를 갚는 것이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더 말씀을 듣고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주시의원 비례대표 1번 공천 논란의 당사자인 민주당 소속 김영미 공주시의원은 지난 7일 이 문제를 제기한 당원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에 고소했다. 송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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