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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홍준표 vs 중진 ‘점입가경’…“바퀴벌레가 연탄가스에 죽느냐”

등록 2018-03-22 13:43수정 2018-03-23 15:40

이주영·정우택·나경원 등 중진들 모임
홍 대표 향해 “당 위한 충정을 ‘음해’로…
상처·모멸감 주는 언행 자제해야” 직격탄
최고위원회 정상화 등 ‘4가지 요구’ 내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독단적 당 운영을 비판해온 중진의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독단적 당 운영을 비판해온 중진의원들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렇게 가다가는 지방선거 패배는 물론, 야당으로서 최소한 역할도 하지 못하는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빠지게 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한마디로 ‘구당 간담회’를 열게 된 것이다.” (나경원 의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당 운영과 전략공천 방침에 대해 우려하는 중진들이 22일 모임을 갖고 홍 대표를 향한 4가지 요구사항을 내놨다. 이주영, 정우택, 나경원, 유기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 모여 논의를 나눈 뒤, △최고위원 보임을 통한 최고위원회 정상화 △지지율 제고 대책 제시 △대표의 언행 자제 △인재영입 전력 투구를 공식 요청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홍 대표 서울시장 출마 요구론’에 대해선 일단 선을 그었다. “당장 (홍 대표에게) 서울시장을 나가라, 안 나가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결기를 갖고 인재영입에 임해달라는 것이 중진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정우택 전 원내대표)라는 것이다. 자칫 ‘권력 갈등’으로 오해될 여지를 줄이고, 최고위 정상화 등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 등에 대한 우려가 공식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모임을 주재한 이주영 의원은 “홍 대표의 독선·독주로 인해 오히려 당의 갈등이 증폭되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전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높다. 국민과 당원들의 인내도 이제 한계에 이르고 있다”며 “그동안 당대표에게 최고중진연석회의를 열어달라 요청했지만 모멸감을 주는 언동으로 동지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겠다는 뜻에서 모임을 가졌다”고 밝혔다.

모임에서는 홍 대표의 지방선거 전략공천과 인재영입 방식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말이 좋아 전략공천이지 호불호에 따라 전략공천이 이뤄지고 있다. 본인 중심의 전략공천은 전략미스”라고 비판했다. 당 대표가 인재영입에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앞세우고, 사적인 감정을 드러낸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당 대표가 경쟁자가 될 사람이나 사감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영입을 막거나 영입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의원은 “홍준표 당 대표가 과거 당 혁신위원장이었던 때,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을 현역후보와 동일한 수준으로 (경선을) 해서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게 하자고 했고 예외적으로 취약지역만 전략공천을 하기로 했다”고 회고하며 “그런데 지난해부터 마치 전략공천이 원칙인 것처럼 하고, 경선 조항을 개정했다. 그 과정에서 공천심사한 후보자로부터 잡음이 나오고, 공천한 후보에게도 흠집을 내고 공천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경선을 치르겠다고 하다가 최종 공천한 남경필 현 경기지사의 사례를 든 것이다.

중진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기보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노골적으로 비판해 온 홍준표 대표의 ‘언행’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정우택 전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 대한 관심이 떠나고 민심도 돌아오지 않는 것은 당 대표의 도를 넘은 안하무인적 행태 때문”이라며 “필요없는 언행으로 인해 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없어지는 데 따라 당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역구인 청주에서 전날 밤 올라왔다는 정 전 원내대표는 간담회 전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주까지 (홍 대표가 피운) 연탄가스 냄새가 왔다”며 “바퀴벌레는 연탄가스에 죽느냐”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홍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중진 의원들을 향해 “연탄가스 같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정 전 원내대표는 “중진들이 당에 대한 애당과 충정의 마음을 홍 대표는 자신에 대한 음해, 해당행위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당 대표는 좋은 소리와 함께 쓴소리도 들어 녹이고 당을 이끄는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홍 대표가 당을 맡은 지 1년 가까운데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서 오르지 않는 것을 예전에 당을 지킨 사람 책임으로 돌리는 것도 올바른 모습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29일 다시 모여 이번 요구사항 및 지방선거 대책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뜻을 함께하는 의원들도 더 모을 예정이다. 이주영 의원은 “개별적으로 대화해 보면 같은 우려들을 하고 있지만, 쉽게 말하지 못한다. 상처 주는 당 대표를 피한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당을 위한 건전한 목소리들은 민주 정당에서 살아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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