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 2014년 창원시장 출마 당시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의 창원 지역 우선공천 후보자 지명에서 배제된 안상수 창원시장이 “홍준표 대표의 사천 움직임”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탈당 뒤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홍 대표는 “잡음 없는 공천은 없다”며 강행 의지를 밝혀, 갈등이 예상된다.
안 시장은 29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공천관리위가 조진래 전 정무부지사를 당의 창원시장 후보자로 단수추천하기로 한 데 대해 “지지도가 낮은 꼴찌 수준의 당 대표 측근을 공천하려는 ‘사천’의 부정공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정하지 못한 공천이 발표된다면 자유한국당을 잠시 떠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조 전 부지사는 홍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임할 때 정무부지사, 정무특보 등을 지내 온 측근 인사로 꼽힌다.
안 시장은 “자유한국당 공관위와 관계기관은 민의를 담을 수 있는 방법으로 공천을 재논의하라” “압도적 여론조사 1위의 현직 창원시장으로 후보자 간 경선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무소속 출마해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공정하고 정의로운 자유한국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시장은 이날 6·13 지방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가 창원 지역 우선공천 대상자로 최고위 의결 예정이라는 언론보도가 이날 나옴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기자회견을 결정했다. 자유한국당은 30일 비공개 최고위를 열고 창원 등 우선공천 지역 후보 선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의 전략공천 움직임에 반발한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어질 경우, 자유한국당도 지방선거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혁 최고위원도 지난 19일 당이 서병수 부산시장을 공천하자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홍준표 대표는 ‘사천’ 비난에도 강행 방침을 밝혔다. 29일 낮 2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를 공천주지 않는다고 사천이라고 하면서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안 시장을 겨냥한 글을 올렸다. 이어 “우리는 묵묵히 가는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결국 공천잡음은 말 그대로 잡음으로 끝난다”며 “조속히 공천절차를 진행해 잡음을 추스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썼다.
이를 계기로 홍 대표와 안상수 창원시장의 ‘악연’도 주목받고 있다. 2010년 7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격렬하게 맞붙은 이들은 이후 줄곧 정가의 앙숙으로 꼽혔다. 안상수 시장이 대표직을 맡은 뒤로는 대표와 최고위원(홍준표)으로 당 내에서 번번이 충돌했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가 됐을 때는 창원시장(안상수)으로 만나 각을 세웠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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