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완구 보선출마에 더 신경
이인제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6·13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출마를 3일 공식 선언했다. 이 고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을 가장 젊은 희망의 땅으로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6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 고문은 출마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드보이’라는 평가에 대해 “사람은 다 시대 요청에 따라 쓰임을 받는 것”이라고 일축하며 “우리 충청은 나이가 젊은 도지사를 원하는 게 아니라, 충청남도를 젊게 할 혁신과 도전의 도지사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노동부 장관과 경기도지사 경험을 거론하며 “시간이 흘렀지만 혁신과 도전의 에너지, 디엔에이(DNA)는 아직도 가슴 속 용광로처럼 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이 고문을 경선 없이 충남지사 후보로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자유한국당은 이 고문이 지역 지지세를 업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문제로 ‘갈 곳 잃었던’ 지역 민심을 끌어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 전 지사 파문과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후보 사퇴로 충남에서 울상짓던 여당은 이인제 고문의 출마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의 경선을 통해 충남지사 후보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자체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이들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본선에 오르더라도 이인제 고문을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선 이 고문의 ‘등판’에 이어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천안갑 보궐선거에 출마할 경우, 충남 선거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지역 사정에 밝은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완구 전 총리가 출마할 경우 당 대표 출마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충남대망론’에 불을 지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이인제-이완구 쌍끌이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정유경 엄지원 기자 edge@hani.co.kr
이인제 자유한국당 전 의원이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충남도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