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토론회를 하기 앞서 손을 모으고 있다. 오른쪽부터 우상호, 박영선, 박원순.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첫 티브이(TV) 토론은 ‘1위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을 후발 주자인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협공하는 모양새로 전개됐다.
13일 <제이티비시>(JTBC)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90분 동안 미세먼지 저감과 부동산 대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 미세먼지에 고통을 받고 있는 서울시민들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먼저 사과했지만 곧이어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이 많아졌지만 통계를 보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러자 올해 사흘에 걸쳐 시행된 박 시장의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에 대한 공박이 시작됐다. 박 의원은 “150억원이면 미세먼지 잡는 효과가 있는 스프링클러 7만5000개를 서울 주요 간선도로에 설치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돈이다. 그런데 서울시민이 느끼는 효과는 별로 없었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도 “시민들은 (서울 공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거들었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수치)가 좋아졌다는 것은 통계자료로 정확히 팩트체크를 할 테니까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중교통 무료화 정책을) 함께했으면 더 효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후보들은 서울 부동산값 폭등의 원인을 놓고도 공방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지난해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놨는데 그 직후인 9~12월 3개월간, (서울시가) 강남권 등 15곳의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했고 강남 집값이 폭등했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 허가에 대해 매우 속상해하더라”고 전했다. 박 시장은 “강남 부동산가격 폭등은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부동산 시장 활성화 기조 아래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이라며 “또 8·2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모든 걸 협력했다.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는 싱크로율이 100%”라고 답했다. 우 의원은 “미세먼지는 경기도 탓, 부동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탓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강남·북 균형발전이 민주당의 주요 정책 과제인데 혼선을 빚었다는 건 뼈아픈 지적”이라며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박 시장에게 ‘3선을 하게 되면 시장 임기 중에 대선을 출마할 거냐’는 질문도 이어졌다. 박 시장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다. 서울시민의 더 나은 삶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만 제 마음속에 있다. 그런 사명감을 느껴 서울시장을 출마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장에 올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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