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야권 연대’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을 처음 내놨다. 안 후보는 “시민들이 (알아서) 표를 모아주실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에 부정적 태도를 거듭 유지했다.
김 후보는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야권 연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안 후보가) 정치적 소신과 입장에서 분명하게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 자유 기업, 자유 언론, 자유로운 신앙과 자유로운 정당 활동에 대한 신념이 확실히 확립된다면 동지로 생각하고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러나 아직 안 후보는 정치적 신념이 잘 형성돼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전제한 뒤, “만약 안 후보가 그런 신념을 갖고 우리와 같이 할 만한 의지가 있다면 저는 능히 같이 할 수 있고 그것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신념, 의지 등 몇 가지 단서를 달았지만, 김 후보가 연대 여지를 둔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선거가 한달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두 후보(김문수·안철수)의 지지율을 합쳐도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오자 이날 연대 가능성의 문을 조금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야권 단일화에 대해 “시민들이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 판단해서 표를 모아줄 것”이라고 했다. 시민들이 중도·보수 대표 주자인 자신에게 자연스럽게 표를 몰아줄 것이란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현재로선 두 당이 인위적인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김문수·안철수 후보가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두 당 내부에서 연대 필요성이 다시 제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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