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근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인근은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표심 잡기에 나선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유세로 떠들썩했다. 지방선거와 함께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서울 송파을 지역은 석촌동, 삼전동, 잠실본동 등이 속해 있는 이른바 ‘강남 3구’ 가운데 하나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 등 여야가 ‘사활’을 걸고 맞붙은 격전지다.
각 후보들은 이곳의 최대 쟁점인 재건축과 초과이익환수제 등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해결사를 자처하며 표심 잡기에 한창이었다.
배현진 자유한국당 후보가 송파 새마을시장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재성 후보는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등을 돌며 1가구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공제 제도 손질 등을 약속했다. ‘문재인의 복심’을 자처했던 그는 “최재성 하면 실력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겠다”며 ‘대통령 마케팅’도 잊지 않았다. 주민 불편을 최소화한다며, 이날 대부분 일정을 비공개로 소화한 배현진 후보는 오후 6시 송파구 새마을시장에 나와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됐는데 송파 주민 상당수에게는 ‘보유세 폭탄’이 실현될 수도 있다”며 “열심히 모아서 산 집에서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살고 싶은 작은 바람을 실현시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종진 후보는 이날 오전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본인을 “언론사 경제부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라고 홍보한 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저를 뽑아야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1가구 1주택 보유세 면제를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세에는 안 후보와 손학규 중앙선거대책본부장도 참석해 ‘박종진 지지’를 호소했다.
17~19대 한나라당·새누리당 의원이 당선된 송파을 지역은 보수색이 강한 곳이다. 20대 총선에선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선됐으나, 이는 당시 ‘공천 파동’으로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 뒤 국민의당으로 건너갔던 최 의원이 지난해 12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올해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에 포함됐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에 모두 의미가 큰 이유다.
박종진 바른미래당 후보가 잠실새내역 사거리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손학규 중앙선대위원장과 함께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의 관심도 높았다. 박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던 조아무개(44)씨는 “여기는 보수텃밭이었는데 여야 지지 분위기가 반반 정도로 바뀐 거 같다. 당보다는 인물이나 공약을 보고 선택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7년째 잠실새내역 근처에서 식당을 하는 김아무개(65)씨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물가 등이 연쇄적으로 올라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이번에는 대통령이 잘해서 민주당을 찍으려고 한다. 평화 정책을 잘하기 때문에 그래도 우리가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아무개(79)씨는 “홍준표 대표가 막말을 해서 안 찍고 싶을 때가 많지만 대안이 없다. 야당이 여당을 견제해야 건강한 나라가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방송 3사(KBS·MBC·SBS) 의뢰로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지난 1~3일 송파을 지역구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최 후보가 39.2%로 배 후보(18.4%)와 박 후보(6.3%)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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