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민심 _ 진보정당 ‘의미있는 약진’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당선인(왼쪽 두번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에 보내준 유권자들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정규직 이름으로·여성의 이름으로…차별과 갑질 바꾸겠다” 정의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의원을 배출했다. 정의당이 서울에서 9.7%의 정당득표율을 얻으면서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1석을 얻었기 때문이다. 정의당 서울시 비례대표 1번은 대기업 횡포에 맞서고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해 싸워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출신 권수정(44)씨다. 이제 그는 서울시의원으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 진보정당이 서울시의회에 입성한 것은 8년 만이다. 권 당선자는 1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름으로, 생활 안전을 위협받는 여성의 이름으로,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성소수자·청소년·장애인의 이름으로 서울시의회에 서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년간 여성 승무원 노동자로 살면서 차별과 갑질을 바꾸려고 노력했다”며 “이제 서울시의회에서 새로운 걸음을 뗀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1995년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입사한 그는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2010~13년)과 민주노총 여성위원장(2014~15년) 등을 지냈다. 노조위원장 시절 여성 승무원의 바지 유니폼을 도입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노동과 여성’을 대변하는 정치를 펼치기 위해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했고, 지난 4월 정의당 당원투표를 통해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1번 후보로 확정됐다. 그가 서울시의원 비례대표로 당선된 직후 ‘2014년 땅콩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은 “변함없이 우리 편에 서 달라. 나도 함께 뛰겠다. 그리고 변하지 말아 달라”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권 당선자는 서울시의회에 입성하면 ‘서울시 남녀 임금 격차 해소’를 자신의 ‘1호 조례’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만 해도 남성 평균임금이 310만원, 여성이 196만원을 받는 등 여성이 불안전 노동에 훨씬 시달린다. 비정규직 사업장을 중심으로 여성을 좀 더 사회안전망 속으로 데리고 들어오는 작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왼쪽부터), 이정미 대표,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 김종민 서울시장 후보가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전북·경기·세종·제주 등에선 ‘두자릿수 득표’
녹색당, 서울시장 신지예·제주 고은영 후보 선전
작년 10월 창당한 민중당은 기초의원 11명 배출 6·13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마무리됐지만, 정의당·녹색당 등 진보정당의 ‘가능성’이 함께 확인됐다. 정의당은 정당득표율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녹색당은 페미니즘·생태주의를 내건 20대·30대 청년 후보들이 ‘의미있는 파란’을 일으켰다. 정의당은 광역·기초단체장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의 정당득표율에서 8.97%를 얻었다고 밝혔다. 민주당(51.42%)과 자유한국당(27.76%)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국회에서는 6석의 소수정당이지만 정당득표에서 바른미래당(7.81%)과 민주평화당(1.53%)을 제쳤다.
정의당 권수정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당선인(왼쪽 두번째)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에 보내준 유권자들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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