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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회 파행 때도 꼬박꼬박…‘특활비’ 챙겨 용돈처럼 쓴 의원들

등록 2018-07-05 21:14수정 2018-07-05 21:58

참여연대 2011~2013년 내역 공개
민주·한국 “제도 개선” 정의 “폐지해야”
국회의원들이 영수증 제출도 필요 없는 특수활동비(특활비)를 국회 파행과 상관없이 매달 ‘용돈’처럼 받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출장 한번에 7200여만원의 특활비를 챙긴 국회의장도 있었고, 상임위원장들은 매달 600만~1000만원을 따로 받았다. 국민 세금을 ‘눈먼 돈’처럼 쓴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정의당과 일부 의원을 뺀 여야 정치권은 국회 특활비 폐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는 5일 3년여의 공개청구 소송 끝에 국회 사무처로부터 받은 2011~2013년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 1296건을 분석해 공개했다.

공개 내용을 보면, 국회 특활비는 2011년 86억6200만원에 이르는 등 매년 70억~80억원대에 달했다. 세부 지출 내역은 크게 △의정지원 △의회외교 △위원회 운영지원 △예비금으로 구성됐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매년 41억원가량 되는 ‘의정지원’이었다.

의정지원 항목은 일정한 패턴이 있었다. 먼저 의원들은 자신들의 월급·수당과 별도로, ‘입법 및 정책개발비 균등 인센티브’라는 이름으로 매달 50만원을 용돈처럼 받았다. ‘감투’를 쓰면 돈은 더 커졌다. 교섭단체 대표는 특수활동 여부와 무관하게 매달 6000만원을 챙겼다. 상임위원장, 상설특위위원장(예산결산특위·윤리위)들도 매달 600만원을 받아 갔다. ‘상임위 위의 상임위’로 불리는 법제사법위원장은 그보다 많은 1000만원을 챙기는 혜택을 누렸다. 상임위원장들은 이 돈을 해당 상임위 간사, 수석 전문위원 등에게 일부 나눠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18대 국회는 파행을 거듭해 ‘최악 국회’라는 오명을 얻고, 19대 국회 전반기도 ‘늑장 개원’으로 여론 비판이 거셌으나 의원들과 상임위원장들에게 특활비가 꼬박꼬박 지급됐다.

‘의회외교’ 항목으로도 거액의 특활비가 지출됐다. 2011~2013년 3년간 국회의장 해외순방 때마다 미국 달러로 지급된 특활비가 약 7억원에 달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2011년 7월 10여일에 불과한 발트3국 순방에 6만5000달러(약 7200만원)의 특활비를 들고 갔다. 하지만 이 돈은 영수증 증빙이 필요 없어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현충일 추념식 참석 경비, 제헌절 경축식 행사 경비, 광복절 경축 행사 경비, 삼일절 기념식 행사 경비 등도 매년 국회 특활비에서 빠져나갔다. 모두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그 밖에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용되는 경비 등에 특활비를 사용하도록 한 법의 취지와 어긋나는 지출 내역이다.

하지만 여야는 사용내역 투명 공개 등 제도 개선 의사만 밝힐 뿐 국회 특활비 폐지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특활비가 전혀 필요 없다고 할 수 없다.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도 “국민 상식과 뜻에 부응하는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며 특활비 폐지에 반대했다. 반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가 국가정보원이나 경찰처럼 기밀을 요하는 수사 활동을 하는 곳도 아니다”라며 국회 특활비 폐지를 핵심으로 한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의당 심상정·김종대·윤소하·이정미·추혜선, 민주당 박주민·서형수·표창원, 바른미래당 채이배, 민주평화당 김광수,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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