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맨 왼쪽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비대위 권한 등을 놓고 오는 12일 예고된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당내 격돌이 예상된다. ‘계파갈등 재현’ 우려도 나온다.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10일 오전 비대위 준비위 회의 때 “추천 후보를 (10명 선으로) 압축해놓은 상태”라며 “오는 목요일 열릴 의총에서 비대위 기간·권한 등을 정리하고, 위원장 후보 논의도 해서 후보와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의 기간과 권한에 대한 의견을 모은 뒤 위원장 후보들과 접촉할 때 이런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준비위는 늦어도 다음주 일요일(16일)까지는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짓겠다는 각오다. 17일엔 전국위원회를 예정공고한 상태다. 전국위는 비대위원장 인선을 최종 확정짓는 역할을 한다. 비대위 구성은 누가 누구를 추천했는지 알 수 없는 ‘블라인드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성원 준비위 대변인은 비대위원장 후보군 압축 상황에 대해 “120명 (비대위)모집단 가운데 준비위원들이 2명씩 혹은 그 이상 추천해 10명인데, 서로 누가 누굴 추천했는지는 모르는 상태여서 중복 추천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준비위가 비대위원장 인선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퇴진 및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는 일부 중진 및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10일 <가톨릭평화방송>(cpbc)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 당 지도부에서 내년 초까지 길게 6개월 이상 가겠다는데, 6개월 이상이 무슨 비대위냐”며 반발했다. 비대위가 개혁을 명분으로 ‘특정 세력’을 제거하려 하는 것 아니냐며 경계도 드러냈다.
“비대위를 길게 가고, 전권을 주고 총선 공천권까지 연결을 하겠다고 맞지 않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데 비대위가 내년 초까지 가더라도 그 다음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당 대표가 총선에 관여하게 된다. 그래서 지금의 비대위원은 총선 공천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총선 공천권을 운운하면서 당 개혁을 얘기하는 것이, 결국 그렇다면 개혁을 명분으로 해서 특정세력을 제거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그런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 의원은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비대위를 계기로 친박 활동을 했던 이들을 ‘제거’하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데 대해 “그 (우려) 목소리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12일 의원총회에서는 비대위의 기간과 권한을 놓고 또 한번 계파 갈등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태 권한대행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김 권한대행이 퇴진할 경우 그가 추진하고 있는 전권을 주는 비대위도 흔들리게 된다. 김 권한대행 퇴진 및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중진 의원들은 각각 다양한 보수 토론회를 주최하며 ‘세 결집’에 나선 상황이다. 다만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강경한 발언을 내놓는 의원들은 고정적으로 10여명에 그친다”고 선을 그어, 이번 주말 비대위원장 인선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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