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인태연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연합회 회장,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 성일종 자유한국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 추혜선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위원장이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조속한 개정을 약속하며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의원들이 안고 있는 펭귄인형의 의미에 대해 ‘임걱정 본부’ 출범식 관계자는 “펭귄은 추운 겨울을 날 때 펭귄들끼리 몸을 밀착하면서 서로의 체온으로 함께 버티고, 또 비교적 따뜻한 자리가 있으면 서로 자리를 양보해가며 상생한다고 한다”며 “상가법 개정을 통해 함께 상생하자는 의미로 펭귄인형을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후반기 국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여야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하는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고 나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후반기 국회 ‘제1호 민생법률’로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성일종 자유한국당 소상공인특별위원회 위원장,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추혜선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위원장 등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임걱정 본부·‘임대료 걱정없이 장사하는 그날까지’ 국민운동본부라는 뜻) 출범식을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으로 주최하면서 “상가임대차보호법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개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홍 원내대표 외에도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와 출범식을 공동주관한 박주민 의원, 민생평화상황실 공정경제팀 소속 이학영·박재호·박찬대·이훈·박용진·조응천·권칠승 의원과 우원식 전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임걱정 본부’는 소상공인연합회, 천주교 인권위원회, 경실련, 참여연대 등 중소상인단체·종교단체·시민사회단체 등 230여개 단체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목표로 이날 결성됐다.
‘임걱정 본부’가 요구하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내용은 크게 6가지로, △권리금 제도 보완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 현행 5년에서 최소 10년 이상 보장 △철거·재건축시 퇴거보상비 또는 우선입주권 보장 △임대료 인상률을 연 5%이하 또는 전년도 물가인상률의 2배 등으로 상한 하향 조정 △임차인 보호에 제한을 가하는 ‘환산보증금’ 폐지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법제화 등이다. 현재 국회에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 24건이 계류중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궁중족발’을 운영하던 세입자가 임대료 다툼으로 건물주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면서 다시금 이슈가 됐다. 애초 보증금 3000만원, 월세 297만원을 내고 영업을 하던 궁중족발 세입자에게 건물주가 재계약 시점에 보증금 1억원, 월세 1200만원으로의 인상을 통보하면서 불거진 사건이었다.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국민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과 참석자들이 “상가법을 개정하라” “임차상인을 보호하라”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국회에 언제 제출됐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됐다. ‘임걱정 본부’까지 출범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 다른 당 대표와 의원님들이 와 계시기 때문에 오는 정기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일종 자유한국당 소상공인특위 위원장은 “임대료가 올라가서 사업의 문을 닫게 하는 건 범죄행위라 생각한다. 또 지금처럼 5년 지났는데 건물주의 횡포로 갑작스럽게 (사업의) 문을 닫는 건 불공정한 일”이라며 “저희 당에서도 여러분(소상공인들)이 억울한 일 당하지 않도록 제도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사업의 생태계가 중소자영업자에게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가지 해결과제가 있지만 올해 안에 임대료, 상인들을 위한 적절한 임대료를 위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민주평화당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혜선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 위원장은 “오늘 홍영표 여당 원내대표와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든든하게 약속했다”며 “이제 장사하는 모든 분들의 눈물을 닦아줄 때가 됐다. 정의당이 ‘임꺽정’돼 이 법이 통과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여야 의원들뿐 아니라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박선호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 등 관련 주요 부처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이용구 법무부 실장은 “하반기 국회에서 상가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선호 국토부 실장은 “임대인과 임차인의 균형은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인 영업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 발전, 포용적인 국가로 나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임차인 보호를 위해 정부가 실효성 높은 정책을 시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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