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안철수 전 의원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독일 등 주요국을 다니며 “대한민국이 당면한 시대적 난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겠다”고 강조해 정계 은퇴보다는 차후 복귀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안 전 의원은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9개월 정치를 하면서 다당제 시대도 열고 개혁을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왔지만 미흡한 점도 많았다”며 “제게 보내주신 변화의 열망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오늘따라 더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향후 행보와 관련해 “지금 세계 각국이 직면해 있는 어려움에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하고 있는지, 우리가 앞으로 나갈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숙고하겠다”며 “독일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제가 국민과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의 100분의 1, 1만분의 1이라도 보답하는 길이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2012년 9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발을 디딘 안 전 의원은 2016년 2월 ‘제3정당’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며 정치적 입지를 넓혔으나 지난해 대선과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3위로 밀리면서 궁지에 몰렸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 뒤엔 정계 은퇴를 권유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이날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은 은퇴가 아니라 일정 기간 ‘휴지기’를 갖겠다는 뜻이라는 게 대체적 해석이다. 안 전 의원의 측근들도 ‘채움의 시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안 전 의원은 당분간 국외에 체류하며 경제와 통일 문제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복귀 시점과 관련해 안 전 의원은 “기한을 정해놓지 않았다. 돌아올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창당 때부터 함께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다시 한번 역할이 있다고 불러주면 역할을 할 생각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결국 국민의 생각과 눈높이에 맞게 앞으로 어떻게 고민하고 행동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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