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7선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고’ 끝에 20일 8·25 전국대의원대회(전대)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막판 변수로 꼽히던 이 의원의 출마로 대진표는 확정됐지만, 범친문만 해도 후보가 4명이 나오는 등 선거 판세는 다시 출렁이게 됐다. 지금까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는 8명으로, 크게 ‘경륜을 내세운 안정형’과 ‘혁신을 내세운 세대교체’로 나눌 수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분이 당대표 출마를 권유했고, 오래 생각했고 많이 고민했다. 그 결과 제가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아직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알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애초 전대와 거리를 뒀지만, 물망에 올랐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측근들이 출마를 끈질기게 설득하면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장관의 불출마가 (출마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소한 이번 당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재집권에 무한책임을 지고 자신을 던질 사람이어야 한다”며 “1972년 민주화운동에 몸을 던지면서 ‘공인 이해찬’ 삶을 시작했고, 당대표도 역임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장관직을 맡겼고, 참여정부에서 책임총리 명예도 가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강조한 ‘경륜’과 ‘안정감’은 앞서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4선) 의원도 강조했던 바다. 이 의원의 출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우세한 위치에 있었던 김 의원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다만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만큼 ‘경제대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반면, 50대 후보들은 세대교체와 혁신을 주로 강조하고 있다. ‘원로’들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첫번째 그룹은 상대적으로 젊은 친문에 속하는 최재성(4선), 박범계(재선) 의원이다. 이들은 출마선언문에서 “민주당도 혁신하지 않고 멈춘다면 문재인 정부는 성공할 수 없다”(최재성) “젊음을 바탕으로 일 잘할 유능한 혁신가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박범계)고 밝히며 정당 혁신 등을 내세우고 있다. 송영길(4선) 의원과 김두관(초선) 의원은 지역 기반 성격이 강하다. 송 의원의 경우 전남에서 태어나고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해 광주·전남에 지역 기반이 있고, 인천을 지역구로 인천시장까지 지낸 만큼 경기도에서도 지지층이 탄탄한 편이다. 김 의원은 유일한 영남권 후보로 이 지역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인 이인영(3선) 의원은 21일 출마를 앞두고 있다. 이 의원은 86그룹으로 후보들 중 가장 진보적인 색채가 강하다. 2년 전 전대에서 비주류 후보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했던 이종걸(4선) 의원 역시 이날 “민주당을 명실상부한 집권당으로 만들고, 민주당 정부의 성공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대 후보등록은 20~21일이며, 3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는 예비경선은 오는 26일 열린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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