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위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노회찬 의원 투신 사건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23일 갑작스레 날아든 노회찬 정의당 의원 별세 소식에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료 의원’이자 ‘유쾌한 진보주의자’였던 노 의원을 추모하는 애도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지난 18~22일 미국을 함께 방문하고 돌아온 여야 원내대표들의 안타까움과 상실감이 특히 컸다. 미국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고 ‘협치’를 다짐했던 이들은 귀국 뒤 들려온 비보에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온몸을 던져 일해온 정치인인데 너무나 아까운 분을 잃었다”며 침통해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용접공 면허를 취득한 얘기며, 노동운동에 젊음을 바쳤던 시절을 함께 회고하면서 즐거워하던 그 모습이 마지막이었다니 이렇게 비통할 수가…”라고 적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미국에서 전혀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았는데 굉장히 큰 충격이다. (노 의원이) 굉장히 불편해하시니까 (방미 기간) 우리는 그 문제(드루킹 특검 수사)에 관해 일절 서로 이야기 안 했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추모가 이어졌다. 노회찬 의원이 속한 국토교통위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중단하고 애도를 표했다. 박순자 국토위원장은 “국토위뿐만 아니라 국회 전체의 손실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한 행정안전위원회도 묵념으로 노 의원을 기렸다. 의원들의 개별적인 추모도 이어졌다. 노 의원의 경기고 동창인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충격을 전했다. 이어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학생으로, ‘양심수’와 변호사로, 도망자와 숨겨주는 사람으로, 운동권 대표와 정치인으로, 둘 모두 국회의원으로 관계는 달라졌지만, 한결같이 만났다”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자는 그 어렸던 시절 함께 꾸었던 꿈은 내 몫으로 남겨졌다. 부디 평안하기를”이라고 추도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리 세대의 정치명인 한분이 떠나셨네요. 큰 충격이고 참 가슴이 아픕니다”라며 추도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노 대표의 인격상 무너져 내린 명예와 삶, 책임에 대해서 인내하기 어려움을 선택했겠지만 저 자신도 패닉 상태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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