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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김병준 “한국당내 반공보수, 동북아 질서 변화 따라 사고체계 변해야”

등록 2018-07-25 04:59수정 2018-07-25 09:42

[인터뷰] 한국당 비대위원장
“북한에 대한 불신·두려움 있어
사회 변화 따라가지 못해
새로운 보수정당 가치 위해
터놓고 앉아서 대화할 것”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당내 반공 보수를 강조하는 의원들을 겨냥해 “동북아 질서가 변하는 만큼 사고체계도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흐름에서 자유한국당도 그간 고집하던 냉전·반공 보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평화라는 가치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안보라는 이름 아래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에 지나치게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당내 ‘반공’을 강조하는 의원들과 “충돌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복지 확대와 그에 따른 증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존 자유한국당의 입장과 결을 달리했다. 인터뷰는 성한용 선임기자가 진행했다.

“대립구도 탓 인물 성장 힘들어
동네정치부터 시작해
젊은 지도자 나오는 풍토 돼야”

“사회 균형 위해 복지재정 늘려야
실업 안전망 등 시스템 복지 필요
법인세는 낮추고 소득세는 높여야
주머니에 돈 넣어주는 정부 정책 우려”

“문재인 정부는 성장정책 없어 한계
외국보다 많은 자영업자 고려해야
정부 규제개혁 무리 없으면 협조”

―자유한국당이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6·13 지방선거까지 참패했다.

“근본적 이유는 역사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들의 기대나 희망 등과 굉장히 괴리가 생겼다. 국정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된 사회상이나 문화 등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현재 자유한국당에 이렇다 할 인물이 안 보인다.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기 힘든 구도다. 계파 간 경쟁이 심해 어느 쪽 한 사람이 크기 힘들다. 결국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 계파의 색깔을 좀 옅게 해놓으면 그다음에 새로운 지도자가 나올 수 있는 기반이 좀 생기지 않을까 싶다.”

―세대교체는 가능할까?

“유럽 사회와 달리 우리 정치 과정 자체가 합리적이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동네에서 꿈을 만들어서 팔고, 조금 더 가면 넓은 지역에서 꿈 만들어 팔아 젊은 지도자가 나오는 풍토를 조성하는 게 오히려 더 중요하다.”

―향후 정립할 새로운 가치는 무엇인가?

“의원, 당원들과 끊임없이 토론해갈 일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시장 자율, 공동체 자율 등 자율의 정신이 좀 크게 확산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자율이 불평등, 불공정 등을 해결할 수 없어 국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잘 정리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

―남북은 물론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평화라는 가치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안보라는 이름으로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지나치게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 다만 현 정부는 지나치게 대화 쪽으로만 간다. 평화가 결국 우리가 잘 살기 위한 것이어서, 미래 전략도 함께 나와야 한다.”

―반공 보수 세력이 자유한국당에 많다.

“충돌이 있을 수도 있다. ‘저 사람들(북한)은 속일 것이다’ ‘우리를 이렇게 할 것이다’ 등 불신과 두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질서가 변하는 만큼 우리의 사고 체계도 변해야 한다. 터놓고 앉아서 그분들과 얘기해보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는?

“마땅한 성장 정책이 없다. 진보 버전의 성장 정책이 없어 세계노동기구(ILO)의 ‘임금 주도 성장’을 ‘소득 주도 성장’으로 현 정부가 받아들였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과 우리 사정은 다르다. 자영업자 수만 해도 유럽은 15%, 미국 6~8% 수준인데 우리는 26~27%에 이른다. 자영업자 비율을 낮추기 위한 산업 전략을 깊이 고민했어야 했다. 자영업자들이 ‘레드오션’에 있는데 임금 부담을 시키니 문제가 발생한다.”

―복지에 대한 의견은?

“시장이 사회의 균형 문제를 해결 못 한다. 복지 재정은 늘어나야 한다. 다만 실업 안전망, 평생교육 체계 등을 강화하는 시스템 복지로 가야 한다. 지금은 복지가 주머니에 돈 넣어주는 개별적 복지로 흐른다. 또 그에 따른 조세 부담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에서 법인세를 낮추는 상황에서 법인세 인상은 어렵고, 간접세 역시 못사는 사람들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어 어렵다. 결국 소득세 증세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 ‘국민 개세주의’(모든 국민이 세금을 부담하는 것)로 가서 세수를 높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규제개혁 법안에 협조 의사는?

“원내대표나 의원들과 얘기해봐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규제개혁 법안은 시장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어서 협조해야 한다. 오히려 더 규제를 완화하는 법안을 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협치내각’을 제안했다.

“실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손 내밀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늘 연정, 협치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때 연정 제의는 몇가지 정책을 빼고는 야권에 다 준다고 할 정도로 과감한 것이었다. 다만, 지금은 연정 범위나 내용을 알 수 없어 무어라 말하기 어렵다.”

김 위원장은 이날 9명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했다. 외부 인사로는 최병길 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와 김대준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이수희 마중물 여성연대 대변인, 정현호 한국청년정책학회 이사장 등이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현역 의원 가운데선 당연직인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 의장을 비롯해 박덕흠(재선) 의원과 김종석(초선) 의원 등이 포함됐다. 배현진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대변인을 맡게 됐다.

송경화 이정훈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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