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장으로 치러지는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에 불참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현관 앞에서 치러지는 영결식에 가지 않고, 같은 시각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다. 비대위원장실 관계자는 “국가 행사의 시각과 겹쳐 불가피하게 영결식 참석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2013년부터 국가보훈처에서 주최하고 있는 정부기념행사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직접 요청해 26일~27일 국회장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김 비대위원장이 영결식에 불참하게 된 셈이다. 일부 당직자들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김 비대위원장 본인이 보수 정당의 대표 격으로서 반드시 유엔 관련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김 비대위원장의 영결식 불참에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당 관계자는 “보통 이런 경우 사정을 설명하고 기념식에는 대리 참석할 의원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 행사에 가는 여당 대표도 아니고, 또 반드시 야당 대표로서 참석해야 한다고 하기엔 평소 당 내에서 잘 들어보지도 못했던 행사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자유한국당 쪽에서는 “김 비대위원장은 대외 행사에 참석하고,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을 대표해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에 참석하는 것으로 정리됐다”며 역할을 분리했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앞서 23일에도 노회찬 의원의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한 바 있다. 그러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대위원장과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등 각 여야 정당 대표들이 빈소 조문을 마쳤음에도 대부분 이번 국회장 영결식에 참석하는 점을 볼 때, 자유한국당을 이끄는 김 비대위원장의 불참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논란이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김 비대위원장이 유엔군 관련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보수’의 가치에 의미를 강조하는 행보를 선보이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또다른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아마도 당일에 김 비대위원장이 영결식에 참석하지 못하고 다른 행사에 참석해야만 하는 타당한 이유를 말씀하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6·25전쟁 유엔군 참전의날 기념식’은 지난 2013년 박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유엔군 정전 6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유엔군 참전의 날 선포식’을 거행하면서부터 공식 기념일이 되어 매년 치러지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기념식 행사에 참석했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정우택 원내대표는 이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