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당직자들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죽음에 애도의 뜻을 보내주신 국민께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노회찬 의원의 장례 절차를 마친 정의당이 “그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며 신발끈을 고쳐 맸다. 정의당은 ‘드루킹 특검’ 대응과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복원 등 현안 해결에 나서는 동시에, 후반기 국회에서 노 의원의 바람이었던 ‘정치 개혁’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대표단은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 드리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대표는 “비통함의 절벽에서 저희를 외롭지 않게 만들어준 것은 바로 여러분”이라며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함께 배웅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 저희는 노회찬을 지키지 못했지만, 여러분이 노회찬을 지켜주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우리 모두의 삶에 노회찬을 부활시키는 것이야말로, 노회찬의 간절한 꿈에 성큼 다가가는 길”이라며 “(정의당은)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비난할 때에도, 특유의 통찰력과 풍자로 정치를 친근하게 만들었던 노회찬처럼, 정치가 좌우로 흔들릴 때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오직 아래로 시선을 내리꽂은 노회찬처럼, 그렇게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31일 노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성산을 찾아 주민들에게 감사인사를 거듭 전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을 마친 정의당은 곧바로 임시 의원총회를 여는 등 당무 정상화에 주력했다. 의원총회에서는 노 의원의 별세로 원내대표 자리가 빈 만큼 윤소하 원내수석부대표가 당규에 따라 당분간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맡기로 했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당규상 원내대표 궐위 때 1개월 이내에 차기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기에 8월 안에 차기 원내대표를 뽑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당 지도부 앞엔 ‘노회찬의 유산’을 고민해보기도 전에 이미 여러 과제가 쌓여 있다. 노 의원이 갑자기 떠나며 ‘기준 의석수’(20석) 미달로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복원이 첫 과제다. 정의당은 이와 관련해서 민주평화당과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의당은 원내에 드루킹 특검에 대응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특검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 사실에 대해 언론에 과장해서 흘리는 부분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론 노 의원이 한결같이 주장했던 비례성 강화 등 선거제도 개혁이 주요 과제다.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다당제를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정미 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노 대표님의 부재에 대해 많은 분들이 슬퍼하셨던 건 정치가 그동안 외면했던 사람들을 노회찬이 대변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이런 분들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 민심을 그대로 수용할 수 있는 정치로 국회가 바뀐다면 국민들께서 박수를 쳐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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