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8일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당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사실상 무소속처럼 활동하고 있는 이상돈 의원을 만나 합류를 요청했다.
손 대표는 지난 30일 저녁 이 의원과 ‘막걸리 회동’을 가졌다. 이 의원은 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손 대표가 지금 바른미래당으로 다시 돌아와 도와주길 요청했으나 그러기는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만남은 손 대표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손 대표가 이 의원을 따로 만난 건 지난 9월2일 바른미래당 당대표에 당선된 뒤 처음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현재 바른미래당의 상황 및 이 의원의 위치와 맞물려 주목된다. 2016년 4·13 총선에서 당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 의원은 지난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에 반대하며 바른미래당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비례대표기 때문에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돼, 바른미래당 지도부에 출당을 요구해왔다. 바른미래당은 이를 계속 거부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에 소속돼 있으면서도 국민의당 탈당파들이 창당한 민주평화당에서 정책연구원장 등을 맡으며 활동해왔다. 이런 민주평화당에서 최근 일부 초선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며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에서 활동한 바 있는 이 의원은 바른정당 출신의 바른미래당 의원 유승민, 이혜훈과도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이 참패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 뒤 당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야권에선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의 개혁 상황에 따라 ‘본토’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심심찮게 나온다. 이처럼 제3지대인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상황이 각각 어수선한 가운데 일각에선 두루 친분이 두터운 이 의원이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이날 회동에서 손 대표와 이 의원은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을 둘러싼 야권 재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로 출범 딱 한 달이 됐지만 지지율 답보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손학규호’ 바른미래당의 상황도 함께 주목된다. 손 대표 취임 뒤에도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5~6%대에 머물며 ‘컨벤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달 말까지 지역위원장 공모를 마감한 뒤 조직강화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인적 쇄신을 시도하며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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