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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가로채거나 지인에게 용역…연구비는 의원님들 ‘쌈짓돈’

등록 2018-10-19 17:29수정 2018-10-20 08:58

시민단체들, 국회 차원 진상조사 촉구
“혐의 드러난 의원들 검찰 고발 예정”
(※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돕기 위해 책정된 ‘입법 및 정책개발비’를 일부 의원이 쌈짓돈처럼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19일 입법 및 정책개발비 가운데 건당 500만원 이내에서 각 의원실이 발주할 수 있는 ‘소규모 정책연구용역’ 내역을 공개했다. 이들 단체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확보한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간의 용역 내용을 보면, 허위 계약을 체결해 돈을 다시 돌려받거나,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한 사례 등이 드러나 있다.

■ 연구비 가로채 ‘쌈짓돈’으로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등은 이날 입법 및 정책개발비(86억원) 가운데 500만원 이하의 소규모 정책연구용역 지출 증빙자료를 공개했다. 국회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발주할 수 있는 이 소규모 정책용역에 지출된 예산은 총 12억원이었다. 의원 151명이 용역 338건을 맡겼다.

이들 단체의 분석 결과,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보좌진 친구에게 ‘국가정보활동 관련 국내외 입법례 및 판례동향 검토’ 등 연구용역 3건(1220만원)을 발주한 뒤, 나중에 다시 돈을 돌려받았다고 시민단체들은 밝혔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2~2017년 사업자, 법인 등록도 하지 않은 ‘한국경영기술포럼’에 연구용역 8건을 맡겼다. 백 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선거를 도와준 ㄱ씨가 이 단체의 책임연구원으로 돼 있었다. 500만원씩 모두 4000만원의 국회 예산이 지급됐지만, 그마저도 2건은 ‘표절’로 드러났다고 이들 단체는 밝혔다.

대학생 입법보조원(무급 인턴)에게 ‘민주통일자문회의 인식조사 및 기능전환을 위한 방안’ 연구용역을 500만원에 발주했다가 이를 되돌려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은 ‘허위 인물’을 내세워 계약(600만원)을 체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용역비를 계좌로 입금하고 되돌려받는 이른바 ‘깡’이라는 방식으로 용역비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면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확인된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주께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토목회사 과장이 ‘청문회 연구’? 의원의 측근이나 전문성이 의심되는 인사에게 연구용역을 발주한 경우도 있었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르바이트 대학생에게 ‘올바른 보건의료정책을 위한 현안대책 제언’(200만원)이라는 용역을 발주했고, 제약회사 주임 ㅅ씨에게 ‘보건복지부 주요 현안에 대한 분석 및 정책 제언’ 2건(450만원)을, 민간업체 연구원 ㅎ씨에게 두차례에 걸쳐 의료산업 관련 정책 제언 용역(400만원)을 발주했다. ㅅ씨와 ㅎ씨는 강 의원실 비서진의 배우자와 형이었다고 시민단체 쪽은 밝혔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은 2016년 9월 용역 발주를 한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도 토목회사 과장으로 재직 중인 ㅇ씨가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용역 보고서가 표절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16년 3월 광주전남연구원의 조아무개 선임연구위원에게 ‘세계화·개방화에 대응한 전남농업 대응방안’이라는 용역을 맡겼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조씨가 2년 전 발표한 자신의 보고서를 인용이나 출처 표기 없이 모두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국회사무처는 이 자료를 비공개했고,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소송을 진행한 끝에 승소해 2년여 만인 지난 8월 말 자료를 열람할 수 있었다. 하 공동대표 등은 “국민 세금으로 수행된 연구용역 보고서의 원문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많은 부정행위가 드러난 상황에서 국회사무처가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부정행위를 비호하고 은폐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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