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에서 ‘i폴리틱스’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당협위원장 교체·원내대표 선거 등을 앞두고 친박(근혜)·비박 등 계파 갈등 조짐이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다들 계파주의 청산에 동의하고 조심하고 있지만, 일부 일탈적 행위들이 보인다. 며칠 더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당내 계파주의 청산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계파주의를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행위에 여러 차례 경고했고 실질적으로 그런 움직임을 나름대로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책을 묻는 말에 “지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천제도 변화나 당원들의 권리 신장 등 계파주의를 막을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폐쇄적·패권적·위계적 구도에서 벗어나 의원 개방적·상호협력과 연결을 중시하는 수평적 구도로 가야 한다. 의원 개개인이 정책·정보·혁신·정치 역량을 무장해 서로 연결하면서 다양한 사회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정치적 구상을 ‘아이(i)폴리틱스’라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당들은 다들 병들어 있는 환자다. 한국당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도 그렇다. 여전히 계파 중심·보스 중심의 정치가 이뤄진다”면서 “최소한 한국당은 환자인 줄 안다. 다른 정당 중에는 병이 든 줄 모르는 정당도 있다”며 “스스로 환자인 줄 한국당이 먼저 병을 고칠 것이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조직강화특위가 이달 중순쯤 일부 당협위원장 교체를 할 예정인 가운데, 원내대표에 출마한 후보들은 비대위의 인적 쇄신 작업이 당 통합을 해친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김영우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가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일을 하면서 당이 계파 전쟁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대위가 인적 쇄신 기준으로 2016년 친박 공천 파문 연루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자를 제시했지만 도대체 농단의 핵심 연루자와 친박 공천 연루자의 기준이 어떻게 가능한가. 비대위는 계파를 타파한다고 하지 않았나. 지금은 당력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이날 오후 원내대표 출마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맞설 수 있는 시기에 의원 112명 한분 한분이 소중한 상황이다. 112명의 시너지를 충분히 끌어낼 방향으로 인적 쇄신이 되어야지, 그걸 잘못해 112명 대오를 흔드는 인적 쇄신에는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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