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이정미 ‘선거제도 개혁‘ 요구하며 이틀째 단식
손 “죽겠다는 각오로… 출구전략 고민해본 적 없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았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참여를 설득하려고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잇달아 찾았다. 하지만 설득은커녕 ‘선거제도 개혁’ 요구만 강하게 받고 발길을 돌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반발해 이틀째 단식농성 중인 이 대표는 홍 원내대표를 만나 “문재인 정권에서 단식농성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선거제도 개혁은 민주당의 정치개혁 과제 중 핵심 공약인데, 이 일을 진행하는 동안 애가 타게 쫓아다닐 쪽은 집권 여당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정기국회 내 처리하지 않으면 12월 개점휴업 상태로 내년을 하세월 보낸다. 이 문제를 이때 매듭 짓지 않으면 끝난다고 생각해 여기 앉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홍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선거법은 국회의원의 밥그릇 챙기는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이런 말을 어떻게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그러면,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제도 개혁을 안 하면 어렵다고 말한 건 밥그릇 지키기 위해 그렇게 말한 거냐”고 반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이틀째 단식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에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야 3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혁’(방안)에 대해 우리한테 동의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니 우리 당이라도 먼저 (같이) 하는 게 좋지 않으냐고 했는데 그걸 (야 3당이) 거부하면서 ‘적폐 야합’이라고 하면, 이게 무슨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느냐”고 말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를 만난 손학규 대표도 “정말 이런 표현 쓰기 싫지만, 적폐연대를 해야 됐냐. (선거제도 개혁이) 정개특위 사항이냐. 정치적인 사항이고, 원내대표 사안이고, 민주당의 경우 당 대표이자 청와대 사안이다. 정개특위에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라는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딨냐”고 했다.
이들은 ‘선거제도 개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저는 해결될 때까지 (농성장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도 “출구전략이란 것을 고민한 일이 없다”며 “단식할 때는 죽겠다는 각오로 해야지 적당히 어느 선에서 빠져나갈까, (생각하는) 그런 것이 출구전략이라면 나에게 출구전략은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 서영지 기자 yj@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 더정치 146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