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8명 중 5명 복당 거론
이언주도 탈당 가능성 ‘입길’
이학재 “보수 개혁·통합 매진”
‘정보위원장직’ 유지 입장 논란
이언주도 탈당 가능성 ‘입길’
이학재 “보수 개혁·통합 매진”
‘정보위원장직’ 유지 입장 논란
18일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지 2년여 만이다. 이 의원의 탈당이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의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정부 좌초 이후 2년여 동안 당을 떠나 무너진 보수를 되살리고자 했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보았듯이 국민의 동의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자유한국당에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으로 바른미래당이 창당된 이후, 바른미래당의 현역 의원이 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는데, 보수야권은 분열돼 이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며 “더 힘 있고 믿음직스러운 보수, 더 새로운 보수의 이름으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민생경제와 국가안보를 되살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30→29석으로, 자유한국당은 112→113석으로 의석수가 변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몫으로 배정된 국회 정보위원장직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바른미래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신동엽 시인의 시 ‘껍데기는 가라’ 일부를 인용한 논평을 냈다. 전날 손학규 대표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지만, 절에서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법은 없다”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 의원의 탈당이 추가 탈당의 ‘신호탄’이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바른미래당 29명 의원 가운데 새누리당 탈당파들이 만든 바른정당 출신은 오신환·유승민·유의동·이혜훈·정병국·정운천·지상욱·하태경 등 8명이다. 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 가운데 5명 안팎이 한국당 복당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민의당 출신인 이언주 의원의 탈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학재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탈당에 공감하는 의원들은) 바른정당 출신이 아닌 분도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은 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주변에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지역 기반이 다르고 안철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과의 정체성 면에서 도저히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7일 서울대 강연에서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길의 방향이 조금 맞지 않는다는 괴로움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수진영에서는 내년 2월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이후 ‘2020년 총선 대비 국면’으로 넘어가면서 통합 문제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복당파’가 당권을 잡는다면 ‘보수 개혁’ 작업을 통해 이들의 복당 명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이학재 바른미래당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복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다 국회 정보위원회 상임위원장직을 내놓으라는 바른미래당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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