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수 확대 찬·반 왜?
야3 “의원 정수 절대 부족
법률·예산 부실심의로 이어져
연동형 비례 위해서도 의원 늘려야”
거대 양당 “국민 반대로 못 늘려”
300석~360석 의견 천차만별
여야 합의문 ‘10% 확대 검토’ 담아
그 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감대
“의원 ‘밥값’ 잘하고 특권 없애
국민이 정치 효능감 느끼게 해줘야”
야3 “의원 정수 절대 부족
법률·예산 부실심의로 이어져
연동형 비례 위해서도 의원 늘려야”
거대 양당 “국민 반대로 못 늘려”
300석~360석 의견 천차만별
여야 합의문 ‘10% 확대 검토’ 담아
그 이상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감대
“의원 ‘밥값’ 잘하고 특권 없애
국민이 정치 효능감 느끼게 해줘야”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함께 뜨거운 쟁점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 문제다. 여야는 현행(300명)보다 ‘30명 규모 이내’에서 확대하는 안을 포함해 의원정수 문제를 검토하자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았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정당득표율에 가깝게 의석을 나누려면 비례대표 증가와 전체 의원 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은 국회 불신이란 여론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현행 유지 등을 주장한다.
■ 야 3당은 왜 의원 수를 늘리자고 할까?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57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이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하는 근거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의원 1명당 대표하는 인구수가 많다는 것이다. 의원 200명으로 꾸려진 첫 제헌국회(1948년) 당시 의원 1명이 국민 9만5천여명을 대표했지만, 인구가 크게 증가한 20대 국회에선 의원 1명이 17만2천여명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스웨덴(3만명), 영국(5만명), 독일(12만명)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 의원의 국민 대표성이 낮은 수준이다.
또 야 3당, 시민사회단체는 덩치 큰 행정부·공공기관을 견제·감시하고, 예산심사·법안처리 등을 제대로 하려면 의원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려면 상임위원회 활성화가 중요하지만, 현재 국회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처럼 상임위가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어 행정부 감시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의원을 늘려 복합적인 상임위를 쪼개고 입법부 기능을 강화하자는 게 야 3당의 주장이다. 또 의원 299명이 정부 예산 18조원을 심사했던 13대 국회(1988년)와 달리, 현 국회는 300명이 400조원 가까운 정부 예산안을 들여다봐야 해서 꼼꼼한 심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 효과를 높이려면 정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정당득표율대로 전체 의석수를 먼저 나누고, 정당별 배분 의석수에 지역구 당선자가 모자라면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연동형 비례제의 방식상 지금보다 비례대표 의석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행 의원정수 300명을 고정해도 연동형 도입 효과를 일부 거둘 수 있지만, 적어도 비례대표 의석이 현 47석에서 100석 정도로 늘어나야 정당득표율과 정당들의 실제 의석점유율이 비슷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15년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국회에 권고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비례대표 의석 100석을 제시했다.
■ 거대 양당은 왜 고정 또는 축소를 주장하나?
민주당과 한국당은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이다. 그 근거로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반대 여론을 들고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달 초 발표한 국가사회기관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꼴찌(1.8%)를 차지했다. ‘일을 안 하고, 싸우기만 한다’는 여론의 평가 때문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에서 정수 확대에 거의 압도적으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데 국민 의사를 무시하고 어떻게 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은 “정수 유지가 기본 원칙”이라면서도 “확대에 여야가 합의하면 국민 동의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에선 정수 확대 반대를 넘어 축소 주장까지 나온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김학용 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의원정수를 200명으로 줄이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 의원정수 관련 어떤 안들이 나와 있나?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해온 문희상 국회의장은 330명 확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서명한 선거제도 개편 합의문에도 ‘의원정수 10% 이내 확대 여부 등 포함해 검토’란 문구가 들어 있다. 정수 확대를 논의하더라도 현행 300명보다 30명 이내로 늘리는 수준에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정의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360석으로 늘리는 안을 주장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효과를 높이려면 비례대표가 100석 이상 돼야 하고, 여기에 기존 지역구 의석(253석)을 합치면 360석 정도 된다는 것이다. 여기엔 지역구를 줄이고 그만큼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은 현역 의원들의 반발로 성사되기 어려운 만큼 현행 지역구 의석을 고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깔려 있다. 정개특위 자문위원인 최장집 전 고려대 명예교수도 정개특위 간담회에서 “350~360명 정도로 늘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회에는 316명(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안), 340명(김상희 민주당 의원안), 360명(심상정 정의당 의원안), 364명(박주민 민주당 의원안)까지 다양하게 의원정수를 늘리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의원정수를 늘리자는 이들도 국민의 차가운 시선 탓에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이들은 의원 특권 내려놓기, 일하는 국회를 조성하는 국회 개혁을 같이 진행해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 설득을 시도하자고 말한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국회의원 당신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의원정수를 늘리냐’고 말씀하시지만, 한편으로는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에게는 엄청나게 성원하고 박수도 쳐주신다”며 “특권을 누리지 않으면서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을 늘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정치학)도 “가령 국회의원 100명을 늘리면 (그만큼)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들이 열심히 행정부를 감시해 예산 오류 1%만 잡아내도 아끼는 예산이 조 단위다. 어느 쪽이 국민에게 더 이익일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공론화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를 지적해 세금 환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의원들이 지적해서 어떤 제도나 낭비를 바꾸면 최소 몇억에서 최대 몇백억원까지 혈세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등에선 의원정수 확대 반대 여론을 고려해 의원 수를 늘리더라도 의원 세비와 보좌진을 일부 줄이는 방법 등으로 국회 예산을 묶어두는 안을 제안했다. 의원 수가 적으면 오히려 더욱 ‘특권화’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의원 수를 늘리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의원’만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여론의 따가운 시선과 이런 여론을 방어논리로 내세운 거대 정당의 부정 기류가 만만치 않아 의원정수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제1소위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선거제도 관련 주요쟁점에 대한 토론'을 안건으로 열려, 김종민 소위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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