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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비례대표 늘리는 게 정치개혁?” 한국당 ‘연동형 비례’ 반대 목소리 커져

등록 2018-12-19 10:52수정 2018-12-20 19:14

나경원 원내대표 “연동형 비례 적극 검토” 합의 이후
당내 “연동형 비례는 당리당략” “선거운동 하기 싫은 것” 반대
‘선거제 개편안 1월 합의 처리’ 전망 불투명…손학규 “거취 심각하게 고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선거제도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을 안건으로 열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가 18일 오후 국회에서 ‘선거제도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을 안건으로 열리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여야 5당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합의를 한 뒤, 당내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거제도 개편 합의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을 위해 단식 농성까지 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상기류가 생기고 있다. 거취를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 참석자들은 야3당이 도입을 요구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했다. 박완수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에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는 건 정당의 국회의원 추천권 확대하는 것인데, (정당이)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천권을 확대하는 건 국민 정서와 배치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정당의 국회의원 추천권을 확대하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승주 의원도 “안중근 의사가 좋아하는 말이 ‘견리사의’다. 이익이 눈앞에 어른거릴 때 무엇이 옳은가 생각해야 한다. (정당의) 유불리를 생각하는 건 정말 맞지 않다. 여러 가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당리당략적 차원이 맞다. 정말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야 5당 합의 이튿날인 16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정유섭 의원도 페이스북에 긴 글을 올려 “연동형 비례제가 도입되면 선거 과정에서 담합과 꼼수가 가능해 심각한 민심 왜곡을 초래한다. 연동형 비례제는 ‘정치는 하고 싶지만 선거운동은 싫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제도다. 의원이 되려면 당당히 지역구 후보로 등록해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박덕흠 비상대책위원도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국회가 비례대표 숫자가 적어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인가. 비례대표 숫자만 늘리면 정치개혁이 되는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이런 발상은 결국 비례대표 숫자를 늘려서 국회 의석을 더 확보하겠다는 일부 야당의 당리당략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난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관련 법안을 내년 1월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이후 한국당 내에서 ‘연동형 비례제 불가’ 입장이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한국당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당내 90%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4시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제도 개편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합의에 따라 단식 농성을 풀었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아침 회의에서 “선거제 개혁을 논의할 정치개혁특위에서 이상기류가 발생하는 것 같아 단식을 중단한 내 마음이 좋지 않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선거제도를 개혁하는 게 내 마지막 헌신이다. 지금 벌어지는 (해석 논란) 사태에 대해 심각하게 내 자신의 거취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정치 논평 프로그램 | 더정치 1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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