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홍문종 의원(위)이 지난 5월21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상정되기 전 염동열 의원(아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국회는 뇌물·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홍 의원 체포동의안을 찬성 129, 반대 141, 기권 2, 무효 3표로 부결한 바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무성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가시내’라고 부르면서 대통령 대접을 했느냐.”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또다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당 내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친박(근혜)계인 홍 의원은 앞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을 담은 ‘탄핵백서’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의원은 26일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 연석회의에서 “얼마 전 김무성 의원이 한 잡지 인터뷰에서 ‘친박당을 없애버릴 수 있었다’는 발언을 했는데 그냥 넘어가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계파발언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김 의원이 과연 대통령을 ‘가시내’라고 부르면서 대통령 대접을 했느냐. 구체적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지만 더 않겠다”면서 “이게 우리 당에 도움이 되는 거냐”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님과 당을 이끌어가는 분께서 뭐라고 말씀을 꼭 해주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친박·비박 단어를 언급하는 것은 자해행위” “공개적으로 방송에 나가 인터뷰하는 의원이 있는데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며 ‘계파 발언 금지령’을 내린 것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나 원내대표는 특정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당내에선 그 무렵 인터뷰에서 비박계를 비판했던 홍문종 의원을 꼽는 이가 많았다.
홍 의원은 또 비대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추진에 대해서도 “좋은 의도였지만 치명적인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내놨다. 당협위원장 교체를 추진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었으며, 자신의 당협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김용태 당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사무총장을 그만두라”고 말했다. 또 “기소가 됐다고 해서 당직을 안준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적폐청산에 우리가 놀아나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홍 의원이 문제삼은 김무성 의원의 인터뷰는 지난 12월17일 발간된 <월간조선>에 공개된 것으로, 8일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등 친박핵심중진들이 박근혜 퇴진을 청와대에 건의했으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온 김진태 의원조차 탄핵 취지의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나는 박 전 대통령을 ‘동지’로 여겼지만, 자신을 ‘여왕’으로 생각한 박 전 대통령은 나를 ‘신하’로 생각했다”고 회고하는 한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에 왔다면 친박당은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