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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순자 “전두환, 민주주의의 아버지” 망언…설훈 분노

등록 2019-01-02 11:58수정 2019-01-02 14:39

“실성 가까운 망언…광주 원혼 대신해 분노”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고문’ 경험
“그때 용서가 지극히 잘못된 것을 알았다”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당한 바 있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에 분개하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런 해괴망칙한 발언이 여과없이 보도되는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당한 바 있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이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가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에 분개하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런 해괴망칙한 발언이 여과없이 보도되는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모진 고문을 당한 바 있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언급하다 ‘울컥’했다. 전씨의 부인 이순자씨가 자신의 남편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발언한 것에 분개하며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회고하면서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설 의원은 2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순자씨가 인터넷 보수매체 인터뷰에서 전두환을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실성에 가까운 망언을 했다”며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이런 해괴망칙한 발언이 여과없이 보도되는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1980년) 5·18 민주항쟁으로 얼마나 많은 무고한 희생이 있었고, 그 가족들이 수십년의 세월동안 지금도 그 고통을 안고 살고 있다”며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찮을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발언을 한 것에 광주 항쟁의 원혼들을 대신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순자씨는 지난 1일 인터넷 보수 매체 <뉴스타운 티브이(TV)>와의 인터뷰에서 “(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하지 않느냐”며 “민주주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는 궤변을 내놨다.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광주 법원에 재판 관할 이전 신청을 냈다가 결국 기각돼 오는 7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씨는 전 전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어 재판이 어렵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광주 5·18민주항쟁과 관련해 신군부가 공군기를 출격하라고 지시했다는 것, 그 헬기가 시민을 향해 사격한 점, 계엄군에 의해 어린 여고생과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성고문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재판장에 나와 석고대죄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의원은 “저는 개인적으로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죽음의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서 숱한 절규의 나날을 보냈다”며 “그게 결국 나 자신의 협소함이었다는 걸 알고 용서하고자 했다, 용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용서’라는 말을 꺼내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설 의원은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그 용서는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그 때 용서를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많은 국민이 용서했다는 사실에 대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1980년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으로 기소돼 참혹한 고문을 받았다. 광주 민주화운동 소식을 들은 뒤 잡혀온 설 의원은 그해 9월11일 1심 구형 뒤 최후 진술에서 “나는 저 광주에서 독재에 항거하던 민주시민들이 무도한 군부 독재에 무참하게 죽어간 사실을 잊을 수 없다. 나는 그들과 함께 죽지 못하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한스러울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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