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지난해 1월13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출범대회에서 지도부와 함께 당기를 흔들고 있다. 고양/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창당 1주년을 맞은 바른미래당이 당 소속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의 ‘탈당 행렬’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박주선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통합 실험은 끝났다’는 일각의 주장에 “과도한 표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출범 당시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의원들을 겨냥하며 “지지율이 좀 낮은 상황”이라고 해서 탈당한다는 것은 “비겁한 행동”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7일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이) 출범할 당시의 목표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던 분들 몇몇이 지금 탈당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영호남 갈등도 수습하고 국민통합도 이루고, 보수·진보 싸움에서 국민의 피해를 줄여주자 하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정당”이었다고 돌아보며, “국민과의 약속, 본인의 정치적 가치와 정신을 관철해보려는 노력을 하기는커녕 지지율이 좀 낮은 상황이라고 해서 본인의 정치적인 이해득실만을 생각하고 탈당한다는 것은 국민의 입장에서도 비난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금 비겁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최근 바른미래당은 연이은 탈당 릴레이로 몸살을 앓았다. 지난달 18일 이학재 의원이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며 첫 신호탄을 쐈고, 이후 원외 인사들의 탈당이 줄줄이 이어졌다. 특히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중량감 있는 인물들이 이탈하는 점도 뼈아프다. ‘바른미래당 인재영입 1호’였던 신용한 전 충북도지사 후보가 입당 10개월 만인 지난달 26일 탈당했고, ‘서울 송파을’ 재선거에 출마했던 박종진 전 앵커도 4일 탈당 뜻을 밝혔다. 그 외에 류성걸 전 의원, 이지현 전 바른정책연구소 부소장 등 원외 당협위원장 10여명도 바른미래당 당적을 내려놨다.
특히 통합 전 바른정당 출신들의 자유한국당 복귀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가 2월27일로 확정되는 등 ‘야권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하기 전 자리를 잡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오는 전당대회에서 ‘비박근혜계’가 당권을 잡을 경우,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를 비롯한 바른정당계의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 전 대표는 구체적인 탈당 의사 등을 밝힌 적이 없지만, 지난해말 한 대학 강연에서 “당의 가는 길이 개혁 보수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심경을 토로한 바 있다. 꼭 올해가 아니어도 내년 4월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거대 정당으로의 ‘원심력’이 작용할 것이라는 불안 요소도 있다.
한편 대체로 바른정당 출신들은 자유한국당으로, 국민의당 출신들은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려는 흐름이 주를 이루면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을 내세웠던 바른미래당의 통합 실험이 실패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바른정당 출신들의 이탈이 가속화할수록 결국 민주당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호남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당 계열 의원들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정당투표에선 오히려 민주당보다 국민의당이 1.2%를 20대 국회에서 더 받았다”며 “민주당이 정권을 담당할 능력도 없고 한국 정치개혁의 걸림돌이다, (그래서) 대안정당을 만들겠다고 해서 함께 참여했고 그 주장에 국민이 동의하고 지지해 국회의원에 당선이 됐는데 이제 와서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명분이 뭐냐”고 비판했다.
일단 바른미래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는 선거제 개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거대정당에 유리한 현행 선거제도 아래에서는 정치 혁신을 말하기 어렵다는 분석에서다. 바른미래당은 다음 달 말까지 선거제도 개혁 관련 연속 토론회를 여는 한편, “당력을 집중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겠다”(손학규 대표)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8일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를 시작으로, 판교와 서울 여의도, 강남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에 나선다. 손학규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에서 “17일에는 부산 서면, 21일에는 광주 충정로, 22일 대전, 24일 청주를 찾아 퇴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경제 문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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