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채익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가운데)를 비롯한 자유한국당 행안위원들이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유경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후보의 인사청문회를 9일 보이콧했다.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청문회는 야당의 불참으로 인해 30분 만에 정회됐다.
자유한국당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채익 의원을 비롯한 행안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에 관여한 조해주는 중앙선관위 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며 인사청문회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캠·코·더(캠프, 코드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조해주를 임기 6년의 선관위원으로 임명하여 내년 총선과 연이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비판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철회와 조 후보 본인의 사퇴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도 한국당에 이어 비판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에 불참하면서 결국 행정안전위에서 주관할 예정이었던 인사청문회는 무산됐다. 조 후보는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간한 <19대 대통령선거 백서>에 ‘공명선거특보’로 이름이 올랐으나,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바 없고 당 실무진의 착오라고 해명한 바 있다.
민주당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근거 없이 모든 것을 반대하고 정쟁을 만드려는 (야당의)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또 “조해주 본인도 자기가 왜 올라갔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하고 있다. 활동을 했다던가 모임에 참석했다는 어떠한 행적도 없어 착오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2012년 대통령 선거 때는 자유한국당에서 300만명을 임명장 준 적도 있다. 아는 사람 이름을 많이 안다고 적어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나(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고의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인사청문회에 관련 증인을 출석시킬 것을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행안위 간사인 권은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나무위키’(누구나 편집 가능한 시민참여형 온라인백과사전)에 ‘공명선거특보 조해주’가 2017년 12월 등재됐다가, 2018년 11월28일 삭제됐다는 ‘히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다”면서 “후보자가 인식했다고 주장하는 시점보다 한달 전에 삭제된 것”이라고 시점을 문제삼았다. 또 “(해당 조항을) 삭제한 아이디는 삭제 당일 가입해 삭제만 하고 그 이후 어떤 활동도 없다”면서, “실제로 특보로 임명됐었고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삭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백서 발간 관계자, 당에서 활동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조 후보에게 발급해 준 당 관계자 등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이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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