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연 수필집 `황교안의 답-황교안, 청년을 만나다'의 출판기념회에서 책소개를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권한대행을 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기로 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자유한국당이 술렁이고 있다. “도로 박근혜당 이미지를 안고 갈 수 있다”는 우려와 견제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치인의 길’을 선언한 황 전 총리는 15일 한국당 입당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다. 그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입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라가 크게 흔들리고 국민들께서 힘들어하고 계신데, 중요한 것은 황교안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의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1위에 오르는 결과가 거듭 나오면서 그의 ‘정치 도전’이 예견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황 전 총리도 대권을 향한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정치권 입성 결단을 내리지 못한 황 전 총리를 향해 ‘꽃가마 태워 대선 추대 받으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는데, (2월 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구도가 굳어지기 전 입당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단 황 전 총리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지금은 입당 절차일 뿐”이라며 언급을 피했지만, 전당대회 전에 입당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 대표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당권을 잡아 당 안팎 세력을 더욱 다진 뒤 대권으로 향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 내부에선 보수진영 유력 주자로 꼽히는 황 전 총리가 입당을 결심하면서 보수 지지층의 주목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박근혜 정권 마지막 총리로서 ‘국정농단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한 의원은 “당권 경쟁에 나서면 극성 당원들의 지지는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당에는 ‘박근혜’ 탄핵 책임론 불씨가 되살아나고 본인도 (유력 주자의) 가능성을 소진할 뿐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전당대회에서 다시 계파갈등이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을 탈당했다가 지난해 입당해 전당대회를 준비 중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 전 총리의 ‘대결’이 성사되면 ‘비박근혜-친박근혜 결집’ 구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친박’ ‘비박’ 분류가 의미 없다는 분위기가 되면서 전당대회 화두가 통합이 될 것으로 보았지만, (이전 정부 때 책임자가 출마하면) 또다시 계파갈등 프레임이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한국당에선 정우택, 심재철, 주호영, 정진석, 조경태, 안상수 의원 등이 출마 뜻을 밝혔고 원외에서는 오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전대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티브이(TV)’를 띄운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나오고 있어, 한국당 전당대회가 더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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