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에서 열린 여성정치아카데미 신년교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정치활동을 시작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대여 투쟁력으로 법무부 장관 시절 추진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청구를 내세웠다.
황 전 총리는 21일 대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여성정치아카데미 행사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얘기했다. 그는 다음 달 27일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많은 분 의견을 듣고 있다. 국민 뜻에 어긋나지 않는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는 ‘대여 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당 내부 우려에 대해 “통합진보당 해산한 사람이 누굽니까. 그 말씀으로 대신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2013년 11월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청구했다. 13개월간 재판 끝에 헌법재판소가 2014년 12월 정당 해산을 결정했다. 황 전 총리는 지난해 3월 청년 멘토링 행사에서 “비전을 갖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취지의 강연을 하면서 “저는 다른 거 다 못했어도 통합진보당 해산이라는, 국가의 명운이 걸린 일은 했다. 그게 제 비전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옛 통합진보당 세력이 만든 민중당은 논평을 내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공범다운 발언이다. 통합진보당 해산은 사법농단의 대표적 사례로 드러나고 있다”며 “부디 자유한국당을 대표하는 분으로 거듭나 ‘도로박근혜당’을 완성해주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또 과거 두드러기로 병역면제를 받은 데 대해 홍준표 전 대표가 검증해야 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아무 문제없다. 이미 검증이 다 끝났다. 문제 없다”고 거듭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를 겨냥해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때 검증받았다고 정치판에서 병역면제 문제가 그대로 통하리라고 생각하나? 국민이 납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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