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상정 위원장이 회의시작을 알리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1월 합의 처리’ 시한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지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선거제도 개혁 논의는 여야 5당이 사실상 1월 합의 시한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정개특위는 위원장과 간사단 중심의 ‘소소위’ 회의를 통해 선거제도 개혁안을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24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앞으로 정개특위 운영은 1소위와 2소위, 전체회의를 계속하되 각 당 간사와 위원장인 제가 ‘소소위’를 구성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1월까지 합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고려해 다음 주 중에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오늘까지의 정개특위 논의과정을 보고하고, 정개특위 위원장으로서 정치협상을 병행해달라고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선거제도 개혁 여러 쟁점들에 대해 다양한 주장과 반박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의석배분 방식’인 준·복합·보정 연동형 등 세가지 방식과 관련해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김종민 의원은 “독일에서 지난 15년 동안 선거를 4번했는데 지역구에서 거의 의석을 얻지 못하고 비례대표로만 의석을 얻은 게 좌파당, 녹색당, 자민당 등 4개 정당이다. 다 합치면 33.3%인데 (최근 민주당이 내놓은 안처럼)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비율이 ‘200석 대 100석’이면 (33.3%에 해당하는) 비례의석 100석을 소수정당이 다 가져가는 게 독일식 연동형 비례제다”라며 “이게 왜 ‘민심 그대로’인가. 이렇게 하면 국민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당이 고심해서 세가지 ‘의석배분 방식’을 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바른미래당 간사인 김성식 의원은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게 “민주당의 세가지 방식에는 어떻게든 병립형이 끼어든다고 학자들은 본다.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고, 박 사무총장은 “네, 그렇게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민주당의 세가지 의석배분 방식이) 연동성을 희석하는 거라고 방금 선관위에서 확인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안을 비판했다. 민주당의 세 가지 방식이 정당득표율대로 전체의석을 배분하는 방식(독일식)이 아니라 거대 양당에 유리한 현행 병립형 방식이 포함된 안이어서 독일식보다 비례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제안한 권역별 비례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종구 한국당 의원은 “호남에서 한국당 지지율이 5%를 넘어가지 못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권역별 비례제는 한국당 죽이기”라며 “당리당략적인 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서유럽, 북유럽에서도 권역별 비례제를 하면서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안들이 나와있다. 그런 안들을 다 열어놓고 지역구도 혁파하면서 (이 의원이 제기한) 정당간 불균형을 해소하자”고 했다.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이미 제출했지만 제1야당인 한국당은 아직 자체안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자 이날 회의에서 장제원 의원은 “한국당 정개특위 간사로서 협상안을 내놓는다”며 세가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곧바로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이견이 나와 엇박자를 드러냈다. 장 의원은 “쟁점이 세가지다. 첫째, 국회의원 정수와 관련해 민주당이 제안한 300명(현행유지) 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둘째, 비례대표 의석 확대 방법과 관련해 도농복합 중대선거구를 제시한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지역구를 줄일 유일한 방식이라 생각한다. 셋째, 민주당이 제시한 준·복합·보정 연동형 세가지 의석배분 방식에서 접점을 찾을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같은당 김재원 의원은 “개인적으로 단순하고 명료하게 선거제도를 구성해야 한다는 기본 대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는 채택해서는 안 되는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당에서 그런 안을 확정해서 대외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고 했다. 최교일 의원도 “도농복합 중대선거구제는 한국당 당론이 아니다. 현재 한국당에서 정해진 당론은 없는 상태”라며 “한국당이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못한 데 대해 죄송스런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은 “도농복합선거제가 당론은 아니라고 제가 밝혔다. 협상을 위한 최소한의 스타트라인(출발선)은 밝혀야 회의가 진행될 수 있으니 그런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제도 개혁 법안 처리 방안과 관련해 패스트트랙이 제안되기도 했다. 패스트트랙은 상임위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찬성으로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면 최장 330일 이후엔 자동으로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제도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의원은 “(선거제도) 합의를 위해선 민주주의 기본 원리인 다수결로 갈 수밖에 없다”며 “또 끝까지 (일부 의원들이) 안건 상정에 반대하면 패스트트랙을 동원해서라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도 “김동철 의원 말처럼 다수결로 하든지, 패스트트랙을 이용하든지 모든 개혁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을 이번에는 꼭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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