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장이 28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CEO 조찬 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김현철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청년들을 향해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여기(아세안)을 보면 ‘해피 조선’”이라고 말한 데 대해 야권은 일제히 비판했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소득주도성장’발 경제 위기와 일자리 절벽에 좌절 중인 국민 앞에서 그에 책임이 있는 공직자가 해서는 안 될 망발”이라며 “과거 국내의 혁신 역량과 창의성, 열정 등을 바탕으로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갈 것을 권장한 사례는 있었어도, 정부가 직접 자초한 불경기에 괴로워하는 국민에게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한 사례는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우리나라의 경제 위기를 인정하고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는 희망이 없으니 동남아로 탈출이라도 하라는 것이냐”라며 “문재인 정권은 동남아로 가라고 권한 청년과 5060에 대해 세금 나누기 억지 성장 말고 어떤 꿈과 어떤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냐”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시이오(CEO) 조찬 간담회’에서 아세안이 ‘블루오션’임을 강조하며 “은퇴하시고 산에만 가시는데 이런 데(아세안)를 많이 가야 한다”며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에서 새 감독이 필요하다고 해 가서, 인생 이모작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은 청년에 대해서도 “문과(를 전공한 학생들) 취직 안 되지 않느냐. 그런 학생들 왕창 뽑아서 태국·인도네시아에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며 “여기 앉아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여기(아세안)를 보면 ‘해피 조선'이다”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텅텅 빌 정도로 해봐라.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 발언이 떠오른다는 반응이 나왔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문재인 정부가 꿈꾼 ‘나라다운 나라’가 ‘탈조선’인가”라는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희망과 미래, 발전이 있는 국가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이를 위해 정부·여당은 정치개혁, 경제개혁, 검찰개혁 등 국가대개혁에 앞장서야 한다”며 “개혁은 하기 싫고, 경제를 살리는 것도 여의치 않으니 청년들과 중장년층에게 ‘탈조선을 하라’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현실 인식 수준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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