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다시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홍준표 재신임’을 묻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한국당이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이 되려 한다”며 하루 전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를 열어 “제대로 된 야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홍준표가 아니고는 이 정권을 못 무너뜨린다”며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해 (2월27일 열리는)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당 대표에서 물러난 홍 전 대표는 이후 미국 생활을 거쳐 귀국한 뒤 유튜브 채널 ‘티브이 홍카콜라’를 개국했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생산하며 40여일 만에 24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지만, 음모론을 퍼뜨린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제 국민과 당원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또 “대여투쟁력이 있는 강력한 지도력이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며 “내년 총선은 얼굴로 승부할 수 없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아니다”라며 황 전 총리를 견제했다.
한국당 내부에선 홍 전 대표가 자진 사퇴한 자리를 메우려고 치러지는 선거에 그가 다시 출마하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홍 전 대표는 “처음엔 나올 생각이 없었다”며 “정치 경력이 전혀 없고 탄핵 총리인 분이 등장하면서 이 당이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니 어찌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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