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3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북콘서트 ‘도전 끝장 3시간 비전강연-미래, 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미나 기자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둔 일부 유력 당권 주자들이 선거운동 기간 중 열릴 ‘티브이(TV)’ 토론 횟수에 불만을 표출했다. ‘출마 자격’에 이어 ‘선거 룰’이 또 하나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북 콘서트 ‘도전 끝장 3시간 비전강연-미래, 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 행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미래지향적 정당은 충분한 검증 기회를 가지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유튜브도 있고, 인터넷도 있고, 방송사 사정 때문에 횟수를 제한한다는 건 시대 추이에 맞지 않는 과거 회귀적, 퇴행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지난 29일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티브이 토론회를 본경선에서 2회 하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다. 합동연설회는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이를 두고 정치에 첫발을 디뎌 티브이 토론회에 익숙하지 않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에게 유리한 ‘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합동연설회를 열면 과거 ‘체육관 선거’처럼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며, 지역 기반이 튼튼한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당 선관위는 방송사와의 협의에 따라 컷오프(2월20일) 전 1회를 추가로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 선관위에서 정한 잠정적인 티브이 토론 일정을 보니 특정 후보를 위해 티브이 토론을 최소화해 검증 기회를 안 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투표 며칠 전까지 3회 이상 본선 티브이 토론을 마치도록 해야지 투표 당일 티브이 토론을 추진하는 것은 선거 사상 한 번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티브이 토론 일정은 후보자 측 대리인과 합의로 정하는 것이 관례”라며 “그렇게 진행된다면 선거하지 말고 그냥 추대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당 비대위는 이날 오전 논란이 됐던 ‘책임당원 요건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 기탁금을 납부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책임당원 자격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황 전 총리는 이에 대해 “당 비대위에서 책임당원 자격 요건과 관련, 대승적 결정을 해주신 점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당이 하나로 통합되고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냈다. 이날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측됐던 오 전 시장은 “아직 출마 선언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고민을 충분히 숙성시킨 후 선언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그는 “전당대회 룰이 미래지향적으로 바뀌면 (출마)하고 그렇지 않으면 (출마)안 하고 이런 차원의 연기는 아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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