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0일 국회에서 방미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에서 2박3일 실무협상을 마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여야 의원들과 만나 북한과의 협상 상황 등을 설명했다. 그가 청와대와 정부 고위 인사뿐 아니라 한국 정치인까지 만난 것을 두고 이례적인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서울로 온 다음날인 9일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협상 결과를 공유했고, 이어 오후 5시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정병국 의원 등 야당을 포함한 3명의 국회의원과 약 50분 동안 비공개 회동을 했다. 여당에선 국회 비핵화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한정 의원이 참석했다. 애초 나 원내대표가 비건 특별대표와의 만남을 요청했으나, 미국 쪽이 “특정 정당과 만나는 것은 곤란하다”며 여야 의원들이 함께하는 형태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회동에서 오간 대화에 대해 참석자들에게 ‘비보도’를 요청해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이 한국 입장을 고려해 협상을 하고 있고 북한이 예전과 달리 굉장히 적극성을 띠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한국당 방미단(12~14일)의 활동 목적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어 “(비건과 만났을 당시 따로) 단독으로 만난 시간이 있었는데, 한국당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 등과 관련한 한국당 입장에 대해 “핵동결이 아닌 핵폐기 회담이어야 하며, 종전선언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 이후’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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