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다음달 개각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우상호 의원에 대한 인사검증에 착수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날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청와대는 지난 12일 4선의 박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3선인 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염두에 두고 경찰에 인사 검증을 요청했다고 한다. 현역 의원인 이들이 입각하게 되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개각 시기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나고 3월 초순에 개각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개각 시기는 ‘2월에 없다’는 지난번 발표에서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개각 대상으로 정권 출범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정치인 출신 장관을 포함해 최대 8명의 장관 교체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으로는 인천 부평구청장과 17대 의원을 지낸 홍미영 민주당 다문화위원장 등이 검증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는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과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최정호 전북 부지사 등이 거론되며,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임으로는 김양수 차관과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교체가 확실시된다.
관심이 쏠렸던 외교·통일 관련 부처의 경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유임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후속 조처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일정이 급박히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교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장관은 주변에 “많이 지쳤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의 후임으로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과 이인영 의원도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뜻을 밝힌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임기를 시작한 만큼, 이번 개각 대상에서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장관급인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3년의 임기가 정해져 있어 교체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영지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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