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5·18 진상규명조사위원 재추천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 다른 당들은 “전두환 정신을 따르겠다는 고백”이라고 비판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이른바 ‘망언 3인방’에 대한 국민 기만적인 징계 유보 조치에 이어 무자격 위원 추천 강행의사까지 분명히 함으로써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정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오만하고 뻔뻔스러운 태도를 감추지 않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이 1)당초 진상규명 대상에 북한군 개입설을 집어넣고 2)이를 확증하기 위해 지만원을 조사위원에 포함시키려 했으며 3)무산되자 자격요건에 미달한 편향성있는 인사들을 추천했고 4)국회에서 지만원을 불러 공청회를 열어 여론몰이를 하려했으며 5)이 공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망언을 한 것”이라며 “이처럼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5·18 북한군 개입설이라는 가짜뉴스의 온상이 자유한국당인데도 불구하고 추천거부된 인사들을 재추천하겠다는 것은 진상규명 작업 자체를 무산시키고 5·18 북한군 개입설을 확증하겠다는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주장은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상황 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자, 5.18 북한군 개입설의 첫 유포자인 전두환 정신을 따르겠다는 고백”이라며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규명위원 재추천 거부 또한 헌정파괴 범죄 목록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국회의장단과 방미 일정을 마친 뒤 귀국한 나 원내대표는 전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의 재추천 요구에 대해 “저희는 자격 요건에 분명히 부합한 위원들을 추천했다”며 “추천위원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를 향해 “저희 당 일부 의원들의 잘못된 발언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지만 이것을 이유로 정치적인 이용을 하는 것에는 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3명 중 권태오 전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서 규정한 위원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지난 11일 자유한국당에 ‘재추천’을 요구한 바 있다.
나 원내대표가 귀국한 날인 16일 광주 금남로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규탄 범시민궐기대회를 연 시민들은 이번 주말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